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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청도 송전탑 사태’ 주민은 폭력진압…경찰은 승진잔치
경찰 인권침해사건
진상조사위 조사 결과
정보력과 물리력 동원…
“기본권 침해 발생”
경찰·한전 공조 정황…
주민 회유, 뒷돈까지
조윤행 기자 / 입력 : 2019년 06월 13일(목) 19:52

↑↑ 지난 2014년 7월 21일 한국전력이 청도군 각북면 삼평1리 송전탑 공사에 반대하는 주민 및 시민단체 회원들과 한전 직원들이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
ⓒ 대구광역일보
경찰청 인권침해사건 진상조사위원회(조사위)가 ‘밀양·청도 송전탑 건설 사건’에 대해 경찰청장이 사과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조사위는 13일 ‘밀양·청도 송전탑 건설’에 대한 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경찰청장은 밀양·청도 송전탑 반대 주민에 대한 불법사찰·특별관리·회유 등 부당한 공권력 행사, 과도한 공권력 투입에 대한 의견을 발표하고 사과하라”는 등의 권고를 했다고 밝혔다.
조사위가 발표한 ‘밀양·청도 송전탑 건설 사건’ 조사 결과에는 이명박·박근혜 정부 시절 경찰이 탑 설치에 반대하는 주민들에 대해 정보력과 물리력을 동원해 대응했던 내용들이 담겼다.
조사위는 경찰이 한국전력공사(한전)이 추진하는 송전선로 건설이 공익사업이라는 명분 아래 민간인을 사찰하거나 공권력을 과도하게 행사하는 등 반대 주민들의 기본권을 침해한 것으로 판단했다.
앞서 한전은 경남 울주에 있는 신고리원자력발전소 3·4호기에서 생산할 전력 수송과 관련해 밀양시에 단장·산외·상동·부북·청도 5개면 일원에 765kV급 송전선로, 청도군 풍각·각북 2개면 일원에 345kV급 송전선로 건설을 예정했다.
이 사업은 송전탑이 농토 한 가운데를 지나거나 송전선이 주택 인근을 지나는 등 문제가 있었고, 이런 이유로 일부 주민들은 송전탑 건설에 거세게 반발했다.  
이런 배경에서 한전은 건설 사업을 강행하려 했고, 경찰이 정보력과 물리력을 동원해 이를 지원하면서 주민 등에 대한 기본권 침해 등이 발생했다는 것이 조사위 결론이다.
먼저 조사위는 한전이 사업을 추진하면서 주민들에게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았고, 의견수렴 절차도 제대로 거치지 않았으며 송전탑 이전 요구를 ‘비용 절감’을 이유로 거부한 것으로 판단했다. 
이후 반대 측 주민들은 2011년부터 반대 시위 등에 나섰는데, 2013년 경찰 병력이 본격적으로 투입되기 전까지 한전 측 자체 방호인력과 물리적 충돌이 여러 차례 벌어졌다.
조사위는 밀양에서 있었던 2013년 5월20일과 10월2일 공사 재개 시도·2014년 6월11일 행정대집행, 청도에서 있었던 2014년 7월21일 공사재개 시도 등에서 기본권 침해가 발생한 것으로 판단했다.
조사위에 따르면 경찰은 마을입구 진입로, 임도 끝지점, 공사 현장에 병력을 배치해 단계별로 통제하는 ‘3선 차단’을 계획하고 실행했는데 이 과정에서 일반 주민들의 이동까지 봉쇄했다.
또 농성자 수보다 많게는 수십 배 규모의 경찰 병력이 투입됐으며 불법행위가 발생하기 전 반대 측 일부 주민들을 특정해 검거 대상으로 상정하고 전담 체포·호송조를 배치한 것으로 조사위는 판단했다.
일부 물리력 행사 과정에도 밀양시 공무원이 아닌 경찰이 주민 움막을 해체하거나 절단기, 전지가위 등을 시민들의 안전을 고려하지 않고 사용하고 옷 벗은 여성 주민을 남성 경찰이 끌어내는 등의 행위가 있었던 것으로 봤다.
조사위는 노령 주민이 호흡 곤란을 호소하는 상황에서 “어르신 숨이 가쁘다, 들것을 가져와 달라”는 요청에 경찰이 “나도 숨이 가쁘다”며 조롱한 일도 있었다고 했다.
후송 헬기가 오르내리는 상황에서 여경제대 부대가 손으로 V자를 그리면서 기념사진을 찍기도 했다고 조사위는 전했다.
당시 경찰이 사복 채증조를 상시 편성해 광범위하게 주민 등을 사찰한 정황도 제시됐다. 은밀하게 채증할 것을 지시가 있었고 일부 주민을 특정해 관리대상으로 삼는 등의 일이 있었다는 게 조사위 설명이다.
조사위는 경찰이 조직적으로 여론 대응을 하고 주민이 분신, 음독해 사망한 사건을 축소 또는 은폐한 정황도 제시했다.
2012년 1월 16일 고(故) 이치우씨가 한전 용역 50명과 굴착기가 논을 파헤친 뒤 같은 날 오후 8시 마을회관에서 분신해 숨졌는데, 이 사건 최초상황보고가 밀양서 정보과장 지시로 '화재로 인한 안전사고'로 작성된 사례가 대표적이다.
또 2013년 12월 2일 고 유한숙씨가 음독해 같은 달 6일 부산대병원에서 숨진 사건과 관련, 유씨가 숨지기 전 ‘송전탑’을 3회 거론했는데 경찰은 음독 동기를 “복합적 원인이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고 발표한 경우도 있다.

정보경찰이 반대 측 주민에게 "자녀, 손주에게 불이익이 갈 수 있다", "자녀가 회사를 못 다니게 할 수도 있다"는 등의 언질을 하는 등 사실상 회유나 협박을 한 정황도 있었다고 조사위는 전했다.
2014년 8~9월 한전과 경찰이 뒷돈을 주고받은 정황도 제시됐다.
이와 관련해 당시 청도경찰서장이 2015년 2월27일 해임됐고 뇌물수수 등 혐의로 기소돼 유죄가 선고됐다. 경찰관 11명은 한전 측에서 20만원 상당의 선물을 받은 것이 문제가 돼 경고 처분을 받았다고 한다.
조사위에 따르면 밀양 사건 이후 2014년 경남경찰청과 밀양경찰서에서는 각 5명, 3명이 특별승진했다. 청도 사건과 관련해서는 2015년 경북경찰청에서 5명이 특별승진했고, 청도경찰서에서는 1명이 특별승급했다.
지난 2013년~2014년 경찰청장이던 이성한 전 청장은 퇴임 후 한전 상임감사로 2016년 5월3일 재취업했다고 한다.
조사위는 이 같은 조사 결과를 토대로 경찰청장에게 이 사건 관련 불법사찰·특별관리·회유·과도한 공권력 투입 등에 대한 의견을 발표하고 사과할 것을 권고했다. 
또 불법사찰·회유·몰래채증 등에 대한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하고 공공정책 추진 과정에서 경찰력 투입 요건과 절차 등에 대한 제도를 보완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아울러 정부에는 기업과 인권에 관한 국제기준을 실행할 절차적 방안을 강구하고, 밀양·청도 인근 주민의 피해 실태를 조사해 치유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조윤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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