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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24주년 ‘대구광역일보’의 꿈
대구광역일보 창간에 부쳐
사람들을 족쇄 채운
‘코로나재앙’ 6개월
행사 ‘줄줄이’ 취소
지역신문 광고 수익
뚝 떨어져 깊은수렁
절망일 때 다시한번
다잡고 일어서 보자
김성용 기자 / 입력 : 2020년 07월 09일(목) 22:49

↑↑ 본지 대표 김성용
ⓒ 대구광역일보
막상 펜을 들자니 아무것도 생각나질 않는다.
원고지에 뭐부터 써내려가야할지 머리를 들쳐 보니 머리속이 딱쟁 이 앉듯 온통 하얗다.
잠시 펜을 멈춘다. 책상머리에 앉아 사방을 둘러본다.
편집국만 분주하다. 나는 공허속에 멤돌고 있는데…
여름날 이른아침 동네 어귀에서 한 노인을 봤다.
저 멀리 걷는 두 발 손수레위 수북이 쌓인 박스 산더미를 끌고가는 노인을 말이다.
얽어맨 끈들이 풀어질까 조심조심 어정어정 가는 노인이다. 그 노인은 몇 십번 몇 백번 눈 굴리고 허리 굽혀 힘겹게 끌고가는 모습이 애처롭기만 하다.
남들은 달콤한 잠 단꿈 꾸는 신 새벽 노인은 몇 푼어치 지폐를 손에 쥐려 노구의 굳은 육신 일으켜 또 하루의 문을 열고있다.
고물상 주인에게 구겨진 지폐를 건네받는 노인의 꿈은 뭘까 곱씹어본다.
‘대구광역일보’가 태동한지 어느듯 24년이다.
홀로 24 숫자를 나즈막히 읖조려 본다.
24시간 달려볼까 24시간 잠을 청해볼까 24시간 하루꼬박 밤새워볼까 24시간 일하는곳을 찾아가 볼까 등등 그냥 혼자 넋두리해본다. 그러다 문득 나의 뇌리속을 파고드는게 있다면 24시간 잠을 자면 어떤꿈을 꿀까 하는 것이다.
나의 꿈이 바로 대구광역일보의 꿈이기 때문이다. 어둠의 고통이 괴롭혀도 행복은 절망하지 않는다 했다. 그런데 그 행복이 거친 풍랑을 만났다.
바로 ‘코로나19’라는 ‘대재앙’이다.
코로나 대재앙이 사람들의 족쇄를 채운지도 6개월이 넘었다. 검붉은 빛마저 사라져버린 느낌이다. 한때 우리사회에는 ‘밤새 안녕’ 이란 말이 조심스럽게 유행된 적이 있었다. 서슬퍼른 5공 시절엔 말 한마디 잘못해도 권력기관에 붙들려가 혼이 나기도 했다.
어제까지 멀쩡했던 직장 동료가 밤새 어디론가 끌려간 채 사라져버리가 일쑤였다.
그래서 나온 말이 ‘밤새 안녕’이다. 밤새 안녕이라는 말이 다시 나오고 있다. 만나는 사람마다 밤새 별일 없지요라고 내게 물어본다. 다시말하면 “‘코로나’ 안걸렸지요”라는 말이다.
코로나는 세상을 온통 ‘어둠의 눈’으로 만들었다. 많은 사람들은 일자리를 잃었다.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는 일용직들은 그저 망연자실 할뿐이다. 경기가 바닥세를 면치 못하면서 임금을 제때 못받는 근로자들이 부지기수이다. 몇 달치 임금을 못 받으면 어떻게 살아라고 하는 탄식의 소리가 곳곳에서 나온다.
어디 이 뿐인가. 이미 코로나 참사로 대한민국은 공황상태에 빠졌다. 참혹의 날이 계속되고있다.
관광업계는 직격탄을 맞았다. 줄줄이 취소되는 행사로 업계마다 아우성이다. 시장상인들은 못살겠다고 통곡만 한다. 코로나 대재앙이 가져온 최악의 불황이다.
어울려 다니기 딱 좋은 호시절인데도 말이다. 신종 감염병이 없었다면 지금쯤 나라 안 곳곳이 불야성 축제판으로 들썩였을 터이다. 축제라는 것이 본디 지치고 힘든 사람들의 행복지수를 높이기 위한 것이다.
지금은 어떠한가. 너나없이 힘겨운 우울·고립감에 시달리고 있다.
축제는 군중이 집합해야 판이 짜여지니 ‘듣보잡’ 감염병이 무서운 기세로 퍼진 이 수상한 시절에는 판을 펼치는 것이 영 글러버렸다.
국내·외 수많은 축제가 백기를 들고 판을 접었다.
‘감염병 전쟁’이 세상에 안겨준 최고의 고통인 셈이다. 행사취소로 신문업계의 광고 수익도 뚝 떨어지면서 깊은 수렁에 빠졌다. 말 그대로 초비상 사태다.
급기야 지난 5월 6일 대한민국지방신문협의회가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지역신문이 존폐 위기에 처하자 정부 지원을 촉구했다.
대신협은 건의문에서 △광고 수수료 인하 및 환원 △정부 광고비 증액 집행 △지역신문 수송비 및 우송비 지원 △법인세 등 세액 면제(감면) △신문 구독료 지원 △신문 용지비 및 잉크비 등 원자재 구매 비용 지원 △고용 유지 지원금 지원조건 완화 등 지역신문을 위한 정책 수립을 건의했다. 그러나 현실은 녹록하지 않다.
말그대로 가난한 신문사는 벼랑끝에 서있다.
누군가 잡아주지 않고 손뻗쳐 밀어버리면 그냥 추락하고 만다.
세계재앙이라 불릴 정도로 경제 사회적 파장이 엄청났던 코로나19 그래서인지 앙상한 몸매를 드러낸 하루가 더욱 쓸쓸해 보인다. 깊은 어둠속에 더 이상 갇혀있을 수 만은 없다.
한반도에 드리운 짙은 어둠을 떨쳐내보자. 궁지에 몰렸을 때 들리는 심장소리는 자신이 나아갈 길을 찾게 한다.
우리는 생존을 위해 또 몸부림쳐야한다.
어둠을 곱씹는 사람의 눈에만 보이는 빛이 있는 탓이다.
어둠 속에서 벽을 더듬어 제 힘으로 찾아낸 빛은 너무 소중하기 때문이다. 하루하루 시리지만 어떡하겠는가.
그래도 역사는 반복되지 않고 조금씩 나아가는 것이기 때문에 우리에게 정리하고 결단할 것을 요구한다.
대구경북을 넘어 대한민국 역량 결집이다.
다시 한번 다잡고 일어서서 행복을 꿈꾸고 싶다.
어둠이 곧 새벽이 다가오는 신호라고 믿고 싶다.
새롭게 비상하는 희망의 새가 힘차게 날개 짓 한다.
날지 않으면 새가 아니듯 높이 높이 하늘 높이 나는 새처럼 따사로운 잔광과 부드러운 물결이 섬을 감싸며 아프고 시린 상처를 핥아주고 있다.
구름속에서 내리쬐는 붉은 햇살 이 거북이 등처럼 갈라진 땅을 메워주기를 기원해 본다.
대구광역일보가 오늘 24주년을 맞는다.
사회의 빛과 소금이 돼야하는 언론 고유의 역할은 변할 수 없다. 언론이 기레기(기자+쓰레기)라는 소리까지 듣게 됐지만, 그만큼 진짜언론이 절실하다. 참 언론을 갈망하는 것이 독자제현의 요구다. 550만 대구·경북인을 생각하는 신문을 만들고 싶다.
그게 바로 청년 대구광역일보의 꿈 이다.
김성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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