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보증 등 업무를 담당하는 금융 공기업인 한국주택금융공사가 취급하는 전세자금 보증대상 전세가격 한도가 대구·부산 등 비수도권 지역을 차별한다는 지적이 14일 나왔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최운열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감정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전국 주택 전세가격 동향’ 자료를 분석한 결과 대구·부산 등 평균 전세가격이 수도권인 인천보다 높지만 보증대상 전세가격 한도는 절반 수준으로 나타났다.
인천은 서울·경기와 함께 수도권으로 분류돼 임차보증금이 4억원인 전·월세계약까지 보증이 가능하다. 평균 전세가격은 올해 8월 기준 종합주택은 1억3824만원, 아파트는 1억7980만원이다.
비수도권은 임차보증금 2억원인 전·월세계약까지 보증이 가능한데 대구는 평균 전세가격이 종합주택 1억6025만원, 아파트 1억9585만원이다. 부산은 종합주택 1억4258만원, 아파트 1억8217만원이다.
종합주택을 기준으로 평균 전세가격을 분석하면 대전(1억4371만원)·울산(1억5540만원)·제주(1억4770만원)가 인천(1억3824만원)보다 평균 전세가격은 높은데도 2억원 한도를 적용받는 것으로 조사됐다.
주택금융공사의 전세자금보증 상품에서 4억원(비수도권은 2억원)을 넘는 임차보증금에 대한 보증을 제한하는 전세가격 한도규정은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4년 정책 기조에 따라 도입됐다.
최운열 의원은 당시 주택금융공사가 정책 대상을 수도권과 비수도권으로 나눈 정부 정책을 그대로 적용함으로써 대구·부산 등 비수도권 임차인들이 차별받게 됐다고 보고 있다.
이에 대해 주택금융공사는 전국 17개 시도별 평균 전세가격 차이가 다른데도 보증대상 제한규정을 둔 것에 대해 정부 정책과의 일관성 확보를 통한 효율성 제고 차원이라고 답했다고 최 의원은 전했다.
최 의원은 “당시 시장상황 고려 없이 정책을 수립한 박근혜 정부가 문제이지만 시장상황을 좀 더 정확히 파악할 수 있는 주택금융공사가 탁상행정을 그대로 수용한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민의 삶을 실질적으로 바꾸겠다는 새 정부의 정책기조에 맞춰 지금이라도 정책보증의 지역별 형평성을 제고하고 현실에 맞게 조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