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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텅빈 지갑’ 외식 5개월째 내리막…
나홀로 창업만 늘어
영세업자 증가 뚜렷
박재성 기자 / 입력 : 2019년 08월 19일(월) 22:12

ⓒ 대구광역일보
서민들의 소비심리가 위축되면서 음식업 소비와 생산이 5개월째 내리막 길이다.
외식 시장이 침체로 들어섰는데 제조업 실직자들이 자영업에 나서면서 종사자는 되레 늘었다.
정부는 통계 숫자만 보고 고용이 개선됐다고 자평 하지만 이런 현상은 폐업 후 또다른 실직자 양산과 소비위축으로 귀결된다.
전문가들은 서민경제가 불황의 악순환에 빠지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음식점 5개월째 내리막
19일 통계청의 ‘음식점·주점업 판매액’(불변지수, 2015년=100)에 따르면 지난 2월부터 6월까지 5개월간 판매액은 내리 감소세를 보였다.
2~6월 전년 동월비 판매액 증감률은 2월 -1.7%를 기록한 이래 3월 -3.1%, 4월 -1.8%, 5월 -1.9%, 6월 -2.4%로 5개월째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2018년 전국 음식점·주점업의 총 판매액 역시 전년에 비해 2.0% 떨어졌다.
월별로 보면 2018년 12월을 제외한 모든 달에 전년보다 판매액이 적자다.
손님이 줄어드니 음식점들이 만드는 음식의 양도 줄었다.
지난 2~6월간 ‘음식점·주점업 생산지수’(불변지수)도 내리 감소했다.
경기가 얼어붙고 소비자들의 지갑이 닫히고 있음을 보여준다.
하지만 이 기간 음식점 취업자는 되레 늘었다.
수요가 감소하면 공급이 위축되기 마련인데 거꾸로 가고 있는 것이다.
정확한 경기진단이나 상권분석에 따르기보다 실직자들의 ‘묻지마 창업’의 결과로 보인다.
‘음식점·숙박업’ 취업자 수는 2017년 6월부터 2019년 1월까지 20개월간 줄더니 2019년 2월부터 증가세로 돌아섰다.
지난 2월 전년보다 1000명 증가한 것을 비롯, 5월 6만명, 7월 10만1000명 늘어 가파른 증가세를 보였다.
김성희 고려대 노동문제연구소장은 “일반적인 수요공급의 원리로 설명될 수 없는 현상이다.
경기침체 상황에서 좋은 일자리를 찾기가 어렵다보니 음식숙박 매출이 줄어드는데도 이쪽으로 사람이 몰리는 것”이라며 “일자리 자체를 구하기가 쉽지 않은 현실이 반영된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실직자 퇴로는 자영업 뿐
음식업 경기 악화에도 자영업자가 유입되는 까닭은 국가 기반산업인 제조업이 위기를 맞은 데 따른 풍선효과라는 설명이 나온다.
자동차·조선업황 부진과 반도체 슈퍼사이클 하강에 더해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기업 규제 등 정부 정책 영향으로 제조업 취업자 수가 내리 감소하기 시작했다.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에 따르면 제조업 종사자 수는 2018년 4월부터 올해 7월까지 16개월 내내 전년 동기 대비 감소세를 보였다.
올해 7월 제조업 취업자 수(439만명)는 2년 전(461만8000명)에 비하면 22만8000명이나 줄었다.
추광호 한국경제연구원 일자리전략실장은 “2018년부터 제조업 취업자 수가 줄어 일자리 질이 안 좋아지고 노동시장에서 퇴출되는 사람이 늘어났다”며 “그들이 음식업에 뛰어들고 있기 때문에 음식업 시장규모는 줄어드는데도 취업자는 많아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성희 고려대 노동문제연구소장은 “학교를 졸업한 청년층이 원래 제조업 분야로 가려다 취업문이 줄자 음식업으로 돌아선 경우도 있을 것”이라며 “기존에 제조업에서 일하다가 실직된 사람들은 상대적으로 고임금을 받던 사람들이기에 음식업으로 넘어가기 힘들 수도 있다. 다만 정말 한계상황일 때는 그런 선택을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고용 회복 보여주는 것” 느긋
자영업자의 비정상적인 증가현상을 바라보는 정부의 해석은 전혀 딴판이다.
소득주도성장의 성과가 나타나 취업자가 증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4일 통계청 고용동향 통계를 인용하며 “작년 부진했던 숙박음식업 취업자가 6개월 연속 증가하고 있다”며 “전반적 고용상황을 보여주는 고용률도 개선세를 보이는 등 고용시장의 회복흐름이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숙박음식업의 취업자 증가를 좋은 신호로 볼수 없는 이유는 영세규모의 창업이 두드러지기 때문이다.
 통계청의 ‘경제활동인구’ 통계 마이크로데이터를 <뉴스1>이 자체 분석한 결과 음식·숙박업종 ‘고용 없는 자영업자’는 2018년12월 이후 8개월 연속 전년 동월 대비 증가했다.
반대로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 수는 2018년 10월부터 10개월 연속 감소했다.
지난 5, 6월 음식·숙박업 자영업자 수는 전년에 비해 각각 1만4000명, 2만6000명 늘었지만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는 각 1만3000명, 9000명이 줄었다.
‘나홀로’ 자영업자 수만 약 2만6000, 약 3만5000명 늘었기 때문이다.
음식·숙박업종 취업자가 늘어난 또다른 이유는 ‘알바 쪼개기’로 설명된다. 주휴수당을 주지 않기 위해 15시간 미만으로 쪼갠 일자리가 늘어난 탓이다.
마이크로데이터에 따르면 음식·숙박업종 전체 취업자 중 15시간 미만 근로자는 지난해 10월부터 10개월째 연속해 증가세(전년동월비)를 보였다.
2016년 15시간 미만 음식·숙박업 취업자 수를 100으로 보면 지난해 12월까지 100~120 사이를 오갔으나 올해 1월 폭증하기 시작해 6월 173.7을 기록했고 7월도 170대를 유지했다.
추광호 한국경제연구원 일자리전략실장은 “2018년에 음식숙박업 취업자 수가 너무 많이 줄어든 데 따른 기저효과와 제조업 실직자들의 유입 등으로 올해 음식숙박업 취업자 수가 늘었다”며 “다만 자영업자 중에서는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 수는 계속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이어 “음식업종에서는 ‘알바 쪼개기’로 15시간 미만 취업자도 계속 늘고 있다”며 “15시간 이상 근로자에게 줘야하는 주휴수당 부담 때문에 일자리를 15시간 미만으로 잘게 쪼개는 업태가 늘어난 것”이라고 말했다.

박재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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