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자도생’이 유행이다. 지난해 말 출간된 ‘트렌드 코리아 2017’에서 김난도 서울대 교수는 올해 한국사회를 규정하는 10대 키워드로 ‘각자도생’을 꼽았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치열한 생존경쟁을 겪으며 공동체가 점점 약화되고 1인 가구가 증가하면서 이 현상은 더욱 심화되고 있다. 사회가 팍팍해질수록 사람들이 뜻을 모으고 서로 돕는 경향도 강해진다. 이를 증명하듯 영덕군민들은 지난해 말부터 올해 1월까지 희망나눔캠페인으로 자그마치 3억 원을 모았다. 이번 모금으로 드러난 나눔과 협력의 힘은 영덕군을 복지사회로 이끄는데 크게 기여할 것이다. 올해 군 예산 3702억 원에서 649억 원이 사회복지예산으로 18%를 차지한다. 법과 제도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복지사각지대의 문제도 중요하며 읍·면·동 중심의 지역 맞춤형 복지체계도 구축해야 한다. 지역주민들도 공공의 지원에만 의존할 것이 아니라 복지문제 해결의 주체로 설 것을 요구받고 있다. 앞으로 지역 복지문제를 해결하는 데는 공공과 민간의 성숙한 협치가 필요하다. 영덕군은 오는 2018년까지 영덕복지재단을 설립, 지속적으로 희망복지 기금을 조성할 계획이다. 기금으로 복지사각지대 문제를 해소하고 다양한 계층에 더 나은 복지서비스를 제공하기를 희망한다. 현재 영덕군은 초고령화 사회로 전체 인구 중 65세 이상이 33%를 차지한다. 또한, 전체 2만166가구 중에서 1인 가구가 9536가구로 무려 47%에 달한다. 전국적으로 독거노인이 크게 늘어나면서 주변과 단절된 채 홀로 살다 죽음을 맞는 고독사가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뉴욕대학교 사회학과 교수 에릭 클라이넨버그는 ‘고잉 솔로 싱글턴이 온다’에서 이젠 1인 가구를 부정적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 사회의 실제 현상으로 인정하고 혼자 사는 사람들을 위한 적극적인 정책, 제도, 문화가 필요함을 강조했다. 고령의 어르신과 1인 가구의 문제를 공동체로 풀어내고자 군은 ‘마을단위 어르신 공동거주제’를 지난해부터 시행하고 있다. 이른바 밥상공동체형 주거모델인데 지난해 4개소를 운영했고 올해는 9개소로 확대했다. 이 외에도 저소득층과 장애인, 아동, 여성, 다문화가족 지원 등 지역 복지향상을 위해 개선해야 할 일들이 많다. 군민 모두가 행복하고 인간다운 삶을 누리며 어떤 특수한 장애나 어려움이 있는 분들도 보호되는 사회를 지속적으로 만들어 가야 한다. 2017년에는 아직도 남아있는 사회적 편견과 차별이 사라지고 사회적 약자가 각자의 개성과 뜻을 마음껏 펼칠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