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시가 지난 16일 오후 미국 시애틀공공도서관 1층 오디토리움에서 ‘구미시-시애틀공공도서관 MOU 체결 및 시낭송회’를 가졌다.이번 협약은 지난해 10주년을 맞은 ‘한책 하나구미 운동’의 발상지인 시애틀공공도서관(The Seattle Public Library, 이하 ‘SPL’)과의 교류를 통해 본 운동을 국제적으로 발전시켜 나가기 위해 추진됐다. 협약식에는 남유진 구미시장, 마셀러스 터너 SPL관장 및 관계자, 워싱턴대학교 동아시아도서관 사서 이효경, 현지활동 한인 시인, 라디오한국 관계자 및 시민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특히, 이날 협약식은 단순한 기념식을 넘어 ‘한국시의 초대’라는 주제로 시와 음악이 있는 문화행사로 진행돼 현지 방송 및 시민들의 큰 관심을 받았다. 구미시의 제안으로 기획된 이번 행사는 조인식 후 시낭송, 4중주 실내악 연주, 시 특강이 이어졌다. 미국 라디오한국 진행자이자 수필가인 박희옥 씨의 사회로 남유진 시장과 마셀러스 터너 관장이 윤동주의 ‘서시’를 각각 자국언어로 낭송해 문화교류의 의미를 더했다. 이 자리에서 남 시장은 “지난 16일은 한국인들이 가장 사랑하는 시인, 윤동주의 기일이다. 가혹한 일본 후쿠오카의 감옥에서 유명을 달리한 지 꼭 72년이 되는 날, 미국의 시애틀공공도서관에서 그의 시가 낭송될 것을 시인은 알지 못했겠지만 오늘 이 자리가 마치 오래전부터 예정된 일인 것만 같다”며, 수필가로서의 감성을 드러내기도 했다.또한, 마셀러스 터너 관장도 “시를 배경음악과 함께 낭송하는 것은 처음 해보는 일이었다. 내게 너무 멋진 경험이었다. 한국시는 정말 감동적이었다”라며, 첫 문화교류 경험을 전했다.  이후 이경자, 지소영, 서정자, 문창국씨 등 시애틀 지역 한인시인들이 ‘국화옆에서(서정주), ’꽃(김춘수), ‘우리가 물이 되어(강은교), ’나룻배와 행인(한용운)을 낭송했다. 연이어 한국문인협회 워싱턴주 지부의 지도교수인 김영호 시인(숭실대 명예교수)이 ‘한국시의 상징적 이미지’란 주제로 특별강연을 했다. 미주한국일보 ‘서북미 좋은 시’ 코너를 통해 시애틀지역 한인 시인들의 시를 해설해줘 고정 독자층을 확보하고 있는 김 시인은 이날 서정주의 명시 ‘국화옆에서’를 새롭게 해석해 참석자들에게 잔잔한 감동을 줬다. 행사 중간에는 오수연, 신혜윤 씨 등이 포함된 ‘보즈 현악4중주단’이 출연해 하이든의 현악4중주, 영화 ‘여인의 향기’ OST 등을 연주해 협약식의 품격을 높였다. SPL은 미국 워싱턴 주 시애틀에 있는 시립도서관으로 1980년에 설립됐으며, 145만 권의 장서와 각종 DVD를 보유하고 있다. 1998년부터 시작된 ‘원북 원시티 운동(Seattle Reads)’은 사서(司書) 낸시 펄이 제안한 성인 독서프로그램이다. 첫 해의 도서는 ‘The Sweet Hereafter(달콤한 내세)’이었으며, 올해는 내셔널 어워드에 노미네이트된 여류작가 안젤라 플라워노이(Angela Flournoy)의 ‘The Turner House’가 선정됐다. 아프리카계 아메리칸 이민 가족사를 다룬 소설로 구미시에서 국내 출판을 적극 추천해, 올해 6월 시그니처 출판사를 통해 출판될 예정이다. 남유진 구미시장은 “시애틀은 마이크로 소프트사와 아마존닷컴, 보잉사, 스타벅스의 본사가 있는 도시이다. 이곳이 첨단산업의 중심지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공공도서관이 주축이 돼 우수한 인재를 키우고 도시의 미래를 만들 온 덕분이다”라며, 깊이 뿌리내린 시애틀의 독서문화야말로 구미시가 닮고 싶은 모습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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