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러내지 않기’는 프랑스 철학자 피에르 자위가 일반화된 감시, 노출증에 대한 열광으로 특징지어지는 현대 사회에 대한 저항으로 드러내지 않기의 기술을 제시하는 책이다.펜옵티콘의 감시로부터 끊임없이 위협받는 사회에서 드러내지 않기 기술은 독특한 경험이 될 수 있다. 이 책은 그리스 철학에서 시작해 유신론·무신론·벤야민·한나 아렌트까지 서양 사상사의 굵직한 순간들을 짚어가며 이 경험의 고유함과 독창성을 이야기한다. 이 경험이 도시적이고 민주적이고 유연한 정치적 경험이자 전체주의를 견뎌내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주장한다.자위는 드러내지 않기를 ‘사라짐의 기술’이라 말한다. 이 드러내지 않기라는 경험은 자신을 부정하거나 죽기를 원하는 기술이 아니라 항상 밖으로 내딛는 걸음이라는 것. 불연속성을 받아들이는 기술, 일시적인 경험이나 입장을 받아들이는 기술, 연속성은 꿈에 불과함을, 우리는 불연속적으로 사유하고 행동하고 살아갈 수밖에 없음을 받아들이는 기술이다.저자는 진정한 의미에서 드러내지 않기는 보들레르에서 시작한다고 말한다. 이후 블랑쇼·들뢰즈·발터 벤야민·한나 아렌트 등의 사유를 추적하며 세계와 사물의 아름다움이 출현하는 순간을 이야기한다. 이를 통해 민주적이고 유연한 정치적 경험이 드러내지 않기의 고유함을 말한다. 이세진 옮김, 180쪽, 1만2000원, 위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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