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예씨(52)는 최근 황사가 짙어지면서 삼겹살이 체내에 축적돼있는 황사를 빨리 배출시킬 수 있다는 온라인 글을 접하고 온가족과 함께 삽겹살 식당을 찾았다. 평소보다 더 먹었지만 목에서 느껴지는 칼칼함은 여전했다. 오히려 배속이 더부룩함과 느끼함이 더해져 온종일 화장실만 수차례 들락거렸다.황사의 계절인 봄철에는 사람들이 가장 많이 찾는 음식들 중 하나로 삼겹살이 꼽힌다. 삼겹살은 오래전부터 황사와 같은 미세먼지를 흡착시킨 뒤 체내에서 빠르게 배출된다는 설이 아직도 구전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정보는 온라인상으로 더욱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이는 오해에서 비롯된 낭설이라는 것이 전문가의 지적이다. 강재헌 인제대 백병원 교수(가정의학과)는 “옛날 방진마스크가 없던 시절, 탄광촌에서 노동자들이 폐병으로 많이 사망했다. 당시 고강도의 노동 탓에 지방과 단백질이 많은 돼지고기를 많이 먹었던 것이 지금처럼 황사 때 돼지고기를 많이 먹는 것이 좋다는 낭설을 낳게 한 것 같다”고 밝혔다.강재헌 교수는 “삼겹살은 위장관으로, 미세먼지는 기관지로 들어가기 때문에 완전히 경로가 달라 서로 닿기가 어렵다”고 부연했다. 오한진 을지대병원 교수(가정의학과)도 “삼겹살이 미세먼지 속 일부 중금속 등을 흡착시켜 배출될 수 있다는 얘기까지 있는데, 서로 이동경로가 다르기 때문에 이는 말이 안 된다”고 전했다. 삼겹살에 상대적으로 몸에 해로운 포화지방산보다 이로운 불포화지방산이 더 많이 포함돼 있다고 알려진 점도 잘못된 사실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삼겹살은 동물성 지방으로 구분돼 포화지방이 더 많다. 따라서 황사 때 삼겹살을 많이 먹을 수록 체내에 기름만 더욱 축적된다는 설명이다. 김경수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교수(가정의학과)는 “만약 미세먼지 속 지용성물질이 혈액에 들어오더라도 삼겹살의 기름이 이를 더 체내에 빨리 흡수하도록 만들고, 배출을 더 지연시킨다”고 경고했다.황사의 피해를 막기 위해선 어떠한 것보다 1차적 방어가 가장 효과가 좋다. 신현영 명지병원 교수(가정의학과)는 “오히려 삼겹살을 많이 먹으면 건강에 더 해로워 신경을 써야한다. 미세먼지를 제거할 수 있는 의학적 치료가 명확하지 않기 때문에 원칙적으로 황사현상이 심할 때는 외출을 자제하거나 미세먼지가 통과하지 못하는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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