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태와 황태’ 연구 기록물이 나왔다. 근현대 생활문화를 2011년부터 조사하고 있는 국립민속박물관이 명태와 황태를 추적했다. 조사팀은 2015년 12월-2016년 12월 강원도 고성·속초·인제·평창, 경북도 예천에서 자료를 수집하고 기록했다. 1990년대 후반 이후 지구온난화로 인한 동해바다 수온상승과 노가리 어획 허가에 따른 대량 포획 등으로 국내산 명태가 귀해졌다. 2010년부터는 어획량이 연간 100㎏ 밑으로 내려가 동해를 대표하는 어종이라는 타이틀을 내려놓기에 이르렀다. ‘서해 조기’, ‘남해 멸치’, ‘동해 명태’였다. 가장 즐겨 먹고 가장 많이 잡은 생선이었다. 1980년대로 접어들면서 우리나라 사람들이 제일 좋아하고 즐겨 찾는 국민생선이 됐다. 예전에는 ‘북어(北魚)’라고 부르기도 했다. 북쪽의 추운 지방에서 잡는 물고기라는 의미다. 현재는 말린 명태를 가리킨다. 명태는 잡는 시기와 방법, 크기, 가공법, 지역별로 다양한 이름으로 통한다. 별칭이 60가지에 달한다. 산란하고 바로잡힌 ‘꺽태’, 강원도 바다에서 잡은 ‘강태(江太)’, 크기가 작은(20-25㎝) ‘노가리’, 싱싱한 생물 ‘생태’, 이를 얼린 ‘동태’, 말려서 딱딱한 ‘북어’, 일교차에 따라 얼고 녹기를 반복해 속살이 노랗게 마른 ‘황태’ 따위다. 황태는 날씨와 바람이 만들어주는 하늘이 내린 음식이라고도 한다. 동해에서 명태가 많이 잡히던 때에는 집산지인 고성과 속초 인근 내륙 산간에 황태 덕장이 자리잡았다. 그러나 동해안 명태 어업이 사실상 폐업한 요즘에는 부산과 가까운 남쪽으로 옮겨지고 있다. 러시아산 명태가 부산항으로 수입되기 때문이다. 기존의 연구는 주로 어업사 측면에서 이뤄졌다. 이번 조사보고서는 명태의 역사를 시작으로 명태어획량이 증가하면서 번성한 고성, 속초 등지의 명태잡이 변화양상과 어로법을 기록했다. 민속학적 관점에서 명태 관련 의례, 신앙 등도 담았다. 인제 용대리, 예천 용두리 현지조사를 거쳐 황태의 역사와 생산법, 기온에 따른 덕장의 변화, 중국산 수입 황태 등 현장 황태의 생생한 모습을 기록했다.천진기 국립민속박물관장은 “변화하는 생태환경 조건과 무분별한 남획의 결과로 2017년 우리나라 근해에서 명태는 더 이상 찾아보기 힘든 것이 현실”이라면서도 “명태는 여전히 한국에서 주요한 식문화이자 수산업의 대상이다. 세계 최초로 성공한 명태 인공수정이라는 첨단기술이 동해 바다에 명태떼를 되살렸다. 멀리 타국에서 수입해 겨우내내 말리는 수고를 아끼지 않을만큼 명태와 황태는 우리 밥상의 단골이자 국민생선이자 괜찮은 생업수단이라 할 수 있다”고 밝혔다. 국립민속박물관 누리집(www.nfm.go.kr) 발간자료 원문검색으로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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