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하층계급의 현실을 파헤친 ‘차브’로 세계적인 조명을 받았던 오언 존스가 두번째 책 ‘기득권층’으로 돌아왔다.엄청난 권력을 가지고 막대한 이권을 챙기는 사람들의 네트워크를 파헤친 이 책에서 존스는 우리가 말로만 듣던 기득권층의 실상을 낱낱이 고발한다. 기득권층이 하나의 정치적 화두로 떠오른 지금, 이 책은 오늘날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소수 권력자들의 발생과정과 그들이 끼치는 정치경제적 폐해를 새로운 시각으로 진단하며, 이에 맞설 민주적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금수저’ ‘흙수저’ 같은 단어가 흔하게 거론되는 지금, 누구나 기득권층을 이야기한다. 그러나 도대체 기득권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마땅한 대답이 잘 떠오르지 않는다. 문제는 우리가 기득권의 실체에 대해 무지할수록 기득권층에겐 이득이라는 점이다.70년대 선동가들의 이데올로기 투쟁에서 시작된 기득권층의 반민주적 권력은 이제 학계나 정계·언론계·금융계·공권력 가릴 것 없이 전 영역에 걸쳐 확고한 세력으로 성장했다. 그러나 존스는 지금이야말로 민주세력이 새로운 씨앗을 키워갈 때라고 주장한다.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소수 선동자들이 확고한 신념으로 세상을 자기네 것으로 만들었듯이, 이제 민주단체와 노동조합, 반체제경제학자들이 힘을 모아 우리의 선동자들을 만들어내야 한다는 것이다. 역사가 그저 소수의 영웅놀이가 아니듯, 이제 세계는 이해를 같이하는 사람들의 집단적 힘으로 사회정의를 이뤄나가야 한다고 강조한다. 조은혜 옮김, 528쪽, 1만9500원, 북인더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