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문화예술회관에서는 지난달 29일부터 오는 16일까지 대구지역 원로작가회고전을 열고 있다.독자적인 서풍을 지닌 서예의 대가 남석 이성조 선생과와 동양의 서정성을 다양하고 섬세한 기법들로 표현해 온 한국화가 천우 이천우, 2인의 원로작가다.공교롭게도 두 작가는 ‘먹’과 ‘한지’를 주재료를 사용할 뿐 아니라. 전통을 기반으로 하면서 다양한 실험을 통해 각자의 독특한 작품세계를 구축해온 공통점이 있다. 박민영 대구문화예술회관 학예연구사는 “두 작가 모두 부산사범대 출신이자, 비슷한 시기에 대구에 정착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하지만 각자의 삶과 작품세계를 들여다보면 두 사람이 얼마나 다른 작가인지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 서예계의 대가 남석의 서예에서 회화에 이르기까지  남석 선생은 1938년 경남 밀양에서 태어나 고교 시절 청남 오제봉 선생(1908~1991)을 만나 서예에 입문했고, 이후 부산사범대에 진학해 국전에 입선했으며 졸업 후 1960년에는 시암 배길기 선생(1917~1999)을 만나 전서와 예서 등의 서풍을 사사했다. 1971년에는 해인사 백련암에서 성철스님 아래 입문해 입산수도했다. 남석선생은 초기 1950년대 청남 서풍과 1960년대 시암의 전예서 서풍을 이어받아 독자적인 서풍을 만들어 나갔다. 안동과 경주를거쳐 1973년에 대구에  정착해 남석 서예연구실을 개원했다.이후 대구 서예계에 전서와 예서 등의 새로운 서풍을 소개하기 시작했다. 1959년 만 20세라는 최연소 나이로 국전 서예부문에 입선했고 이후 국전에만 13번 입선 또는 특선을 차지한 것을 비롯해, 1981년 미국에서 열린 한미수교 100주년기념전에 참석하는 등 대외적으로 활발한 활동을 이어오던 그는 1985년 팔공산에 공산예원을 마련하고 2007년 대구문화예술회관에서 고희전을 여는 등 다양한 작업을 이어왔다.시암 선생의 서풍을 이어받아 독자적인 서풍을 구축한 남석은 고희전을 계기로 추상적인 서체와 문인화 작업 등 서예의 다양한 시도들을 이어왔다. 평소 글씨는 인간됨에서 나온다는 소신으로 자연미와 천진함을 추구했고,  암중취호(暗中醉毫: 눈을 감고 글을 씀) 등 기술이 아닌 정신을 요구하는 엄격함을 취해 왔다. 1980년대에는 보현행원품 60폭 병풍과 독립선언문 36폭 병풍 등 대형 작품을 선보으며 특히 묘법연화경은 3년 6개월간 하루도 빠짐없이 불경  7만여 자를 길이 120m 168폭의 병풍으로 완성해 세상을 놀라게 했다.이번 전시회에서는 현대적 서예를 시도한 1964년 작 ‘청천백일’을 비롯해, 전통서예와 현대적 시도가 결합된 다양한 시기별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특히 인비인(人非人:인간이면서 인간이 아닌 인간) 등 세상를 추상적으로 해석한 회화 시리즈 등 신작들도 대거 선보인다. ▣ 한국화로 번지는 다양한 실험들 한국화가 천우 이천우천우 이천우 선생은 1943년 경주에서 태어나 고교시절부터 수채화를 그리는 한편, 가까이서  한국화가 지홍 박봉수(1916~1991) 선생의 한국화 작업등을 지켜 보았고, 부산사범대에 진학해 수채화와 한국화 등을 공부했다.1960년대 후반부터는 대구에서 교직생활을 이어 왔으며,작품활동과 함께 계명대 미대와 대학원에 진학해 한국화 공부를 이어갔다. 1970년대 중반에는 강선동, 정치환, 이정 등과함께 대구지역 한국화 운동의 주요단체인 ‘한화회’를 창립하고, 이를 통해 한국화의 창조적인 모습들을 선 보이기 시작했다. 1964년 첫 개인전을 이후 다양한 개인전과 단체전을 통해 작품을 선보여 왔고 2005년 교직에 퇴임전까지 교육자로서도 활발한 행보를 이어 왔다.천우 선생의 작품은 나무와 초가집 등을 중심으로 한 자연의 모습을 동양적인 서정과 환상으로 그려내는 동시에, 이를 통해 한국화의 다양한 실험을 잇고 있다. 1960년대 담채 기법과 1970년대 수묵 선묘 위주의 한국화에서 1980년대 들어 발묵의 굵은 선묘로 대담하게 그린 나무, 세심한 필선, 초가집, 여백의 구도로 화면을 구성했다. 이러한 기법은 1990년대에 부드러운 담묵의 번지기 기법으로 발전했고, 2000년대 이후로는 수채화의 기법을 바탕으로 한 색채활용을 통해 특유의 실험적인 한국화 작품들을 꾸준히 선보이고 있다. 정점식 화백은 “그의 작품이 우리주변에 남아 있는 자연적인 현실이지만 추억속의 관념을 남기고 있으며 작품에서 느끼는 푹신한 촉감은 어머니의 품과 같은, 우리들의 잃었던 자연”이라고 평했다.이번 전시에서는 두 원로작가의 육성 인터뷰 영상과 자료가 함께 전시돼 작품 세계를 좀 더 생생하게 느껴볼 수 있다. 전시 기간 중에는 작품 설명을 들려주는 도슨트 프로그램이 매일 오전 11시, 오후 2시, 4시에 운영된다. 오는 16일(일)까지. 053)606-61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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