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질환은 대개 75%가 25세 이전에 발병하고, 절반은 15세 이후 발병하는 특성이 있다. 조현병은 역시 15세부터 30세 사이에 걸쳐 젊은 시기에 나타나는 것은 동일하다. 하지만 건강보험에 따르면 2014년 기준 조현병으로 진료를 받은 진료인원 10만4057명 중 10대 환자는 1843명으로 1.8%에 불과하다. 대신 20대(1만2324명)에 접어들면서 5배 이상 폭증하는 특성이 있다. 이는 10대보다는 20대에 발병되는 사례가 더 많기 때문인 점도 있지만, 10대 청소년의 정신질환 치료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지 못하는 것도 일부분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10대 청소년이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중요한 시기라는 점에서, 발병 초기에 치료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조현병은 사전적인 의미로 ‘조현(調鉉)’ 현악기의 줄을 고르다는 뜻으로, 조현병 환자의 모습이 마치 현악기가 정상적으로 조율되지 못했을 때의 모습처럼 혼란스러운 상태를 보이는 것과 같다는 데서 비롯됐다. 예전에는 정신분열병(정신분열증)이라고도 했으나 거부감을 불러일으킨다는 이유로, 2011년 개명됐다.조현병은 생각, 지각, 감정을 조절하는 뇌신경전달계통에 불균형이 발생한 뇌의 질환으로, 가장 주된 증상은 환청과 망상이다. 누군가 자신을 험담하는 소리가 들리거나, 감시한다고 생각하는 피해망상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조현병도 암 질환 등과 마찬가지로 초기에서 말기까지 1~4기로 나눠 구분된다.초기에 진료를 받을 수록 효과도 뛰어나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정신질환 치료도 ‘골든 타임’이 존재하는 셈이다. 적절한 약제를 투여하면 3~8주 안에 80~90%의 환자에서 효과를 나타낸다. 특히 초기 조현병의 경우에는 약을 쓰지 않고도 인지행동 치료만으로도 효과를 볼 수 있다. 하지만 초기에 발견이 어렵다. 증상이 사춘기 시기에 겪는 지나가는 문제로 여겨질 수 있는 탓이다. 환청이 들리는 학생은 집에 와서 친구들과의 불화를 호소한다.학교 현장에서는 그런 일이 없다고 하고 오히려 이 같은 주장이 반복되면서 친구들과 멀어지면서 ‘왕따’ 현상으로 혼동되기도 한다. 또 자녀가 이상한 소리가 들린다고 해서 이비인후과만 찾다가 병명을 밝히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일부에서는 조현병 증상이 지역사회에 소문나는 것을 꺼리면서 정신과 상담을 받지 못하고 속으로 끙끙 앓는 경우도 있다. 또 약을 꾸준히 복용하는 것이 중요한데, 중간에 복용을 임의적으로 중단하는 등으로 병이 재발하는 경우도 있다. 김성완 전남대 교수는 “청소년 시기에 보이는 어려움을 사춘기 일반 문제로 넘기지 말고, 자녀의 학교 적응을 위해서라도 정밀 검사를 받아서 증상이 발전될 수 있는 것인지 판단을 받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에는 조현병에 대한 인식개선이 많이 이뤄져 예전보다 병원을 방문하는 시기가 수개월 내로 빨라졌지만 아직도 선진국에 비하면 늦은 편”이라며 “국가적인 관점에서도 청년들이 정신의학적 평가를 조기에 받을 수 있는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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