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들어 우리나라 하늘을 뿌옇게 뒤덮은 미세먼지로 감기증상을 호소하며 동네의원을 찾는 환자들이 늘고 있다.경기침체 여파로 체감 환자 수가 줄어드는 상황에서도 유독 미세먼지 환자는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20~30% 늘었다는 곳이 많다. 감기와 증상이 비슷하다보니 대학병원보다는 집에서 가까운 동네의원이 미세먼지 환자로 북새통이다. 올해 미세먼지 환자는 면역력이 약한 어린이나 고혈압이나 당뇨병을 앓는 50대 이상 중·장년층 만성질환자가 많은 특성을 보이고 있다. 미세먼지는 머리카락 굵기의 7분의 1에 불과할 정도로 작은 입자로 각종 호흡기·심혈관병을 일으키는 주범이다. 지난 9일 서울시 동대문구에 위치한 중앙성모내과의원에 따르면 호흡기 환자 수가 하루평균 15명으로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50% 증가했다.의원을 방문한 환자들은 공통적으로 목이 아프고 입이 텁텁하며 잔기침이 잦은 증상을 호소했다. 눈이 뻑뻑한 증상을 호소하는 환자도 부쩍 늘었다. 이런 증상 때문에 기본적인 약물치료 외에 환자들이 직접 폐기능 검사를 요청하는 사례가 늘었다고 한다.     이혁 중앙성모내과의원 원장(전 가톨릭의대 교수)은 “미세먼지 여파로 호흡기 환자가 눈에 띄게 증가했다”며 “주로 노인 환자가 많았고 약한 천식 증상도 자주 확인했다”고 밝혔다.이어 “올해 미세먼지 환자들은 예년보다 확실히 증상이 심한 것 같다”며 “기관지가 좁아지는 ‘기관지협착’ 증상도 종종 나타나 외출할 때 마스크 착용하도록 권하고 있다”고 덧붙였다.서울 강동구에 위치한 H내과의원도 예년보다 미세먼지 환자가 20~30% 증가했다. 지난해 많았던 독감 감염자는 대폭 줄어든 대신 미세먼지 환자가 급증한 특성을 보인 것이다.H내과 대표원장은 “3월엔 개학 초기라 보통 독감환자가 증가하는데 올해는 유독 감기환자가 더 많다”며 “미세먼지가 상당한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분석했다.이어 “환자 대다수는 어린이나 노인들이고 독감처럼 아프지 않지만 기침이 잦고 가래가 끓어 불편을 호소했다”며 “다른 지역도 사정이 다르지 않다고 들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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