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주·군위·의성·청송지역 4·12 국회의원 재선거에 이변은 없었다.탄핵정국과 보수세력 분열이라는 악재가 겹쳤어도 보수 텃밭에서 자유한국당에 대한 지지는 여전했다. 오히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와 이로 인한 탄핵정국 초래라는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던 자유한국당에 면죄부를 주는 선거였다는 시각이 우세하다.‘변화와 개혁’으로 표심을 끌어모으려던 더불어민주당은 뿌리깊은 ‘박정희 향수’ 및 ‘그래도 박근혜’라는 경북지역 정서의 높은 벽을 재차 실감할 수 밖에 없는 선거로 남게 됐다.‘정통보수의 적장자’란 기치 아래 자유한국당과의 차별화를 선언하며 보수세력 분열이라는 따가운 시선을 무릅쓰고 분당을 강행했던 바른정당 수뇌부의 고민도 더욱 깊어지게 됐다. 반면 낮은 지지도를 극복하지 못하고 있는 자유한국당 및 홍준표 대선후보는 흐트러진 지역 민심과 무너진 보수세력을 재결집시켜 정권 재창출의 희망을 이어갈 수 있는 불씨를 확보할 수 있게 됐다.이 지역구의 역대 선거는 자유한국당 공천이 사실상 당선증이 되거나 공천자와 탈락자간 대결 구도로 전개됐다. 탄핵정국과 보수분열 속에 치러진 이번 재선거는 출마자 6명이라는 다자구도 속에 막판까지 결과를 예단할 수 없는 팽팽한 긴장감 속에 치러졌다. 이번 선거의 주요 관심거리 중 하나는 친박성향이 강한 TK이지만 최순실 국정농단 및 이로 인한 탄핵정국의 여파가 표에 얼마나 반영될 수 있을까였다.지난 20대 총선에서 13명 전원이 자유한국당(당시 새누리당)으로 채워진 경북지역에 바른정당이 5·9 장미대선을 한 달여 앞두고 치러진 이번 선거에서 ‘배신당’이라는 오명을 씻을 수 있느냐도 관심의 대상이었다.여기에 정당선호도 1위 속에 대권주자로 자리 굳힌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선후보의 바람이 TK까지 강타해 유일하게 21년 전 안동에서 권오을 통합민주당 후보를 당선시켰던 ‘신화’를 다시 한번 재현할 수 있을지도 흥미를 더했다. 4개 지역 중 유권자가 47.9%로 절반에 육박하는 상주시의 단일화된 무소속 후보인 성윤환 전 의원과 의성을 대표하는 김재원 후보와의 지역간 세대결도 관전 포인트였다. 특히 선거가 막판으로 치달으면서 불거진 김재원 후보의 ‘보좌진 급여 횡령 의혹’, 이를 계기로 자유한국당 소속 도·시·군의원들의 줄이은 탈당 및 무소속 성윤환 후보 지지 발언 등이 선거판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관심을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각 당 수뇌부도 이 같은 이유로 모든 화력을 집중해 같은 당 후보 지원을 위한 총력전을 펼쳤다. 문재인 대선후보를 비롯해 홍준표, 유승민 대선후보가 직접 나서 표밭을 누볐다. 특히 유승민 후보는 세차례나 방문해 이탈한 지역 민심을 달래고 훑으며 바른정당 세력 확장에 매달렸다. 하지만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지역주민의 정서는 ‘그래도 자유한국당’으로 귀결됐다. 득표율을 보면 자유한국당 김재원 후보 47.5%, 무소속 성윤환 후보 28.7%, 더불어민주당 김영태 후보 17.6%, 바른정당 김진욱 후보 5.2%로 ‘그래도 경북은 자유한국당’이라는 인식만 재확인하는 선거로 끝났다. 지역간 세력 대결에서도 김재원 당선자는 상주에서만 비교적 낮은 득표율 25.6%를 기록했을 뿐 군위·의성·청송 지역에서는 62.5~67.4%로 높은 지지를 이끌어냈다. 반면 성윤환 후보는 상주에서만 47.1%로 1위를 차지했을 뿐 군위 15.9%, 의성 9.9%, 청송 17.0%로 타지역 공략에 실패했다.변화와 지역경제 회생을 외쳤던 더불어민주당 김영태 후보도 상주에서만 24.2%를 얻었을 뿐 그 외 지역 득표율은 10%대에 그쳤다. 의성이 고향인 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 김현권 의원이 선거기간내 의성에 상주하며 김 후보를 지원했지만 표로 연결되지는 못했다. 탄핵정국에 대한 정치적 책임 및 보좌진 급여 횡령 의혹 등에 힘입어 김재원 후보의 지역기반을 일정 부분 파고들 것으로 예측됐던 바른정당 김진욱 후보는 의성에서 득표율 10.7%, 나머지 지역은 2.0~5.5%로 정치 신인의 한계를 드러냈다. 결국 앞으로 3년이라는 짧은 임기 내에 ‘집중과 선택’을 통해 지역민들이 갈망하는 침체된 지역경제 회생은 물론 불거진 의혹 해소와 선거기간 내 흐트러진 민심을 하루빨리 추수려야 하는 책무가 김 당선자의 몫으로 남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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