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1년부터 현재까지 위작 논란으로 미술판을 흔들고 있는 ‘미인도’가 전시장에 나왔다. 국립현대미술관 수장고 묻혀있다가 일반 대중들에 공개되는 건 햇수로 26년만이다. “진위를 가리거나 특정 결론을 유도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 전시를 계기로 미인도가 논란의 대상이 아닌 감상의 대상이 되기를 바란다”18일 국립현대미술관 바르토메우 마리 관장이 “미술관은 그 무엇도 숨길 것이 없고, 오히려 좀 더 일찍 보여줬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며 ‘미인도’를 전격 공개했다.지난해 연말 검찰에 먼저 들렀다 진품이라는 판정을 받고 나왔지만 ‘미인도’는 여전히 공방중이다. 검찰의 진품발표에 위작을 주장하고 있는 고 천경자화백 유족은 검찰의 결론에 불복, 지난 1월 27일 항고장을 제출한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굳이 ‘미인도’를 공개하는 것과 관련, 국립현대미술관은 “진작과 위작의 전시 차원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장엽 소장품자료관리과장은 “이제껏 미술관은 어디에도 진품이라고 주장한 표현은 없었다. 이번 미인도 공개는 진위 여부는 언급하지 않는다. 그래서 천경자라는 이름도 빼고 ‘미인도’라고만 전시한다”고 밝혔다. ‘천경자’ 이름을 뺀 것과 관련, “유족측에 대한 배려”라고 설명했다. ‘미인도’가 공개된 것은 검찰의 처분이 크게 작용했다. 검찰은 지난해 12월 천 화백의 차녀 김정희 씨가 미인도를 진품이라고 해 왔던 국립현대미술관 전·현직 관계자들을 상대로 고소·고발한 사건에 대해 대부분 ‘혐의없음’으로 불기소 처분했다. 이에따라 국립현대미술관은 지난 2월 “미술관은 1991년 진위 논란 이후 작가와 유족들의 뜻을 존중해 미인도를 공개하지 않았으나, 검찰이 과학적 검증과 수사를 통해 ‘미인도는 진품’이라는 결론을 발표했고, 미술계에서도 공개가 필요하다는 여론이 형성되고 있다”며 4월 과천관 전시에서 미인도를 공개할 방침을 밝힌 바 있다.미인도 옆에는 그동안의 논란들이 족보처럼 전시돼 있다. 일명 ‘미인도 아카이브’로 따로 마련된 전시는 1991년부터 터진위작 논란 신문기사들은 기본, 미인도가 미술관에 들어오기까지 장부등이 공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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