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은 제37회 장애인의 날이었다. 대구시에서도 기념식 등 다채로운 행사가 장애인과 가족, 자원봉사자, 후원자 등 2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20일 시민체육관에서 열렸다. 장애인의 재활과 자립의지를 고취하고 장애인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전환해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더불어 사는 사회’를 만들기 위한 축제 한마당이었다. 말 그대로 국가·사회가 장애인의 재활과 자립의지를 고취하고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더불어 사는 사회가 된다면 무슨 걱정이 있겠는가. 하지만 아직은 너무나 요원한 꿈일 따름이다.국가인권위원회 이성호 인권위원장이 지난 19일 제37회 ‘장애인의 날’을 앞두고 발표한 논평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우리 사회에는 아직도 장애인을 시혜나 동정의 대상으로 바라보거나 혐오의 대상 또는 위험한 존재로 보는 시각이 있다는 것이 논평의 골자다. 이 위원장은 또 “장애인도 비장애인과 마찬가지로 모든 인권과 기본적인 자유를 완전하고 동등하게 향유해야 할 권리의 주체이며 천부적 존엄성을 지닌 인격체”라고 지적했다. 이어서 “그러나 최근 농장 노예사건 등 장애인에 대한 착취 사건이 끊이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또 “장애인들을 고용, 교육, 교통수단, 정보 및 정보통신기기 접근, 금융·의료·관광 서비스 등 일상생활에서 비장애인과 동등한 수준의 대우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적시하고 있다.2015년 현재 15세 이상 장애인구 대비 장애인 취업자 비율은 36.6%로 전국 인구 대비 취업률(60%)의 절반을 조금 넘는 수준이었다. 그마저도 취업 장애인의 40%는 자영업으로 안정적이지 않았다. 이래서는 먹고사는 문제 때문에 늘 불안할 수밖에 없다. 학교생활, 결혼, 지역 사회생활 등의 차별 경험이 종전보다 줄었다는 것은 참으로 고무적이다. 하지만 취업시 차별 경험은 오히려 증가했다는 결과에 맥이 풀린다. 장애인들의 취업이 궁극적으로 벽에 부딪친 느낌이다. 제대로 되자면 취업시 호혜의 감정으로 격려를 받을 수 있어야 한다. 장애를 원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 누구도 원하지 않지만 불가항력적으로 겪게 된다. 선천적이거나 후천적으로. 건강한 사람도 나이가 들면 예기치 않았던 불편함이 생기게 마련인데 이것이 바로 장애가 아니고 무엇인가. 산업재해도 있고 교통사고도 있으며 안전사고도 장애 원인이 된다. 장애인의 모습에서 내 미래의 모습을 생각해 보기 바란다. 그럴진대 장애인을 소홀하게 대접할 수는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