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연한 봄이다. 봄이 되면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산으로 들로 나물을 캐러 다닌다. 모르는 사람 눈에는 한낮 잡초에 불과한데 용케도 몸에 좋고 맛도 좋은 냉이, 씀바귀, 달래, 민들레, 쑥 등등 먹을 수 있는 것들을 잡초들 사이에서 찾아낸다. 신선한 채소가 귀했던 옛날에는 이런 봄나물들이 건강을 지켜주는 귀한 자원이었다.과학기술이 발달한 요즘엔 토종자원의 가치가 새롭게 조명되고 있다. 새로운 의약 소재나 기능성 건강식품의 원료로 부상하고 있다. 그 중 하나의 좋은 예는 바로 엉컹퀴와 민들레다. 엉겅퀴와 민들레는 여러해살이 풀로 우리나라 어디에서나 흔히 볼 수 있는데 때론 잡초로 인식되기도 하고 때론 약초로 쓰이기도 한다. 한방에서 엉겅퀴는 대계(大薊)라고 해 예로부터 뿌리를 한약재로 이용해 왔다. 동의보감에는 혈기를 식히고 어혈을 풀어주는 효능이 있는 것으로 기록돼 있다. 민들레는 꽃 피기 전의 식물체를 포공영(蒲公英)이라 하여 약재로 썼는데 주로 염증을 다스리는 데 사용했다. 엉겅퀴와 하얀 민들레가 현대 과학의 힘으로 새로운 자원으로 재평가 받고 있다. 최근 농촌진흥청은 엉겅퀴와 흰민들레 추출물을 이용해 동물실험을 실시했다.사람을 기준했을 때 소주 5병에 준하는 양의 알코올을 실험용 쥐에 먹여 급성으로 간을 손상시킨 다음 엉겅퀴와 민들레를 투여했더니 엉겅퀴는 손상된 간 조직을 회복시키고 민들레는 위 점막의 염증을 개선시키는 효과가 있었다. 특히 이 두 가지를 섞어 투여할 경우는 간 손상과 위염을 동시에 개선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우리나라는 술 소비가 많은 나라 중 하나로 최근 알코올성 질환 관련 의료비도 해마다 늘어나고 있다. 토종약초 엉겅퀴와 민들레에 대한 새로운 가치 발견은 국민 건강을 지킴은 물론 수입 원료에 의존하고 있는 식품원료를 토종자원으로 대체해 농업 및 식품산업의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엉겅퀴나 민들레와 같이 식약 공용 소재로 이용할 수 있는 식물자원은 189종에 달한다. 이들 자원 중 많은 것들이 약용식물이며 이들 약용작물의 효능을 과학적으로 구명하고 다양한 기능성 식·의약 소재로 개발한다면, 관련 산업 전반의 고부가 창출이 가능하고 우리 농업의 미래 성장 산업화를 촉진하는데 기여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