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가 10일 출범하자 그동안 극심한 갈등과 논란을 불러왔던 성주 롯데골프장에 배치되고 있는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문제가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미국은 지난달 26일 발사대 2기와 사격통제 레이더, 교전통제소 등 사드 핵심장비를 전격 배치하면서 전체 6기로 운용되는 사드 시스템 가동을 공식화했다. 하지만 사드 배치에 원론적 반대 입장을 견지하던 문재인 대통령의 등장으로 사드 배치에 대한 새 정부의 입장에 주민들이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 12일 오후 사드 배치 반대의 최일선이라고 할 성주군 초전면 소성리 마을회관 앞은 지난 300여일간의 ‘사드 배치 반대운동’의 흔적을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조용하고 한적했다.사드가 배치된 롯데골프장 입구에 원불교 관계자들이 설치한 농성장이 있었지만 다른 시민단체 회원들이나 주민들은 보이지 않았고 20여대의 경찰차량만 도로 양편으로 줄지어 주차돼 을씨년스런 모습을 연출했다.마을회관 초입에서 만난 한 노인은 “새 대통령이 사드 문제를 해결한다꼬(한다고) 캤으니(했으니) 이제까지 난리통은 인자(이제) 없겠제(없겠지)”라고 기자에게 말했다이는 문 대통령이 국회 취임선서에 이어 ‘국민께 드리는 말씀’을 통해 “한미동맹을 더욱 강화하고 사드 문제 해결을 위해 미국 및 중국과 진지하게 협상하겠다”고 말하는 것으로 사드 배치 재검토에 강한 기대감을 나타낸 것이다.사드배치철회 성주투쟁위원회도 “문 대통령은 사드 배치 철회로 주권과 평화를 수호하는 대통령이 되기를 바란다”고 주문했다.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 후보가 대구·경북지역에서 압도적 지지를 받는 와중에서도 문재인 대통령에게 50.38%의 득표를 안겨준 경북 김천시 율곡동 김천혁신도시 주민들도 문재인 정부에서 사드 배치가 철회될 수 있다는 기대를 걸고 있다.김천혁신도시는 2014년 한국도로공사 등 공공기관 12개를 이전해 생긴 신도시로 사드가 배치된 롯데골프장 전면에 위치해 주민들이 사드 배치반대 운동을 전개해왔다. 하지만 이미 성주골프장 부지의 미군 공여 절차가 완료돼 초기 작전운용에 들어간 성주 사드 포대를 원점으로 되돌리기 어렵고 만약 문재인 정부가 강력한 철거 움직임에 나설 경우 한미동맹의 근간이 흔들릴 것이란 우려도 적지 않다.따라서 일정 기간 본격적인 사드 운용을 늦추면서 주민들이 우려하는 전자파 등 위해성에 대해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검증을 통해 신뢰를 구축하는 한편 포대 인근 주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정부의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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