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감염병인 야생진드기가 올해 다시 활동을 시작해 감염 위험이 커졌다. 5월을 맞아 나들이객이 급증한데다 지난 9일 제주에서 올해 첫 사망자가 발생했기 때문이다.지난 12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첫 사망자는 79세 여성으로 풀밭 등에서 고사리를 뜯는 야외활동을 하다가 지난달 29일 자택에서 쓰러진 뒤 의료기관으로 실려갔다. 이후 증세가 악화돼 ‘패혈성 쇼크’와 ‘다발성장기기능상실’로 지난 9일 숨졌다. 지난해에도 야생진드기에 물려 숨진 국민은 19명에 달한다. 일명 ‘살인진드기’로 불리는 야생진드기는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 바이러스’에 감염돼 발생한다. 야생진드기에 물리면 원인을 알 수 없는 열이 나고 밥맛이 떨어지며 구토와 설사, 복통, 두통, 근육통, 경련, 출혈 증상이 나타난다. 주로 밭농사 같은 야외활동이 많은 노인들이 감염 위험이 높다.2009년 중국에서 최초 감염자가 생긴 야생진드기는 2011년 국내에서도 감염자가 발생했다. 현재 우리나라와 일본에서 감염자가 많다. 국내에서는 풀밭 등에 서식하는 일부 작은소피참진드기가 SFTS를 보유해 감염을 일으킨다. 이 진드기는 봄과 가을에 왕성하게 활동하는 만큼 이 시기엔 야외활동에 주의가 필요하다. SFTS 바이러스를 옮기는 진드기는 집먼지진드기와는 그 종류와 특성이 전혀 다르다. 집먼지진드기는 침구류에서 사람 각질을 먹고 자라며 현미경으로 봐야할 정도로 매우 작다. 반면 작은소피참진드기는 크기가 3㎜ 정도로 자세히 보면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야생진드기에 물리지 않으려면 4~10월 풀숲이나 덤불 등 진드기가 많이 서식하는 장소에 갈 때는 긴 옷을 입고 샌들이나 슬리퍼 대신 발등을 덮는 운동화를 신어야 안전하다. 야외활동을 끝내고 집에 돌아오면 샤워를 하면서 진드기에 물린 자국이 없는지 확인하고 입었던 옷은 세탁하거나 꼼꼼히 털어 보관한다. 곤충기피제는 시중에 나온 제품을 선택하면 된다. 일양약품 등 국내 주요 제약사들은 알레르기 질환을 일으키는 다양한 진드기와 해충퇴치제를 출시했다. 곤충기피제를 사용하면 감염 에방에 도움이 되지만 전문가들은 진드기 자체를 피할 것을 더 권한다. 인간과 동물 피부에 붙은 야생진드기는 최대 10일간 피를 빨아먹을 정도로 생존력이 강하다. 피부에 야생진드기가 붙었다면 손보다는 핀셋으로 떼어낸 뒤 물린 부위를 소독하고 의료기관을 방문하는 게 좋다. 의료기관은 지역 보건소를 통해 시도 단위 보건환경연구원에 감염 여부를 의뢰하며 결과가 나오기까지 수일이 걸린다. 현재까지 SFTS 바이러스에 듣는 항바이러스제는 개발되지 못했다. 야생진드기 감염 환자를 만나더라도 일상적인 접촉으로는 감염되지 않으므로 안심해도 된다. 다만 중국과 우리나라에서 피를 통한 감염 사례가 발생한 것은 주의할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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