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오후 2시부터 낙동강 수계에 놓인 대구의 강정고령보와 경북의 달성보가 수문을 개방해 물을 하류로 보내기 시작했다. 국토교통부와 환경부는 이날 낙동강의 4개 보를 포함해 영산강과 금강 각 1개씩 등 6개 보의 수문을 개방했다. 수문 개방 이전 19.5m를 유지하던 강정고령보의 수위는 1.25m 낮아진 18.25m를 유지하게 된다. 이를 위해 시간당 2~3cm 정도 수위를 낮추는 방식으로 강정고령보에 담겨 있는 물 1940만톤을 2개의 수문에서 초당 100톤씩 방류하게 된다.또 하류의 달성보도 3개의 수문을 개방해 초당 150톤을 방류해 수위를 14m에서 13.5m로 낮춘다. 이날 오후 대구 달성군에 있는 낙동강 강정고령보에서는 농민들이 우려 반, 기대 반의 심정으로 수문 개방 모습을 지켜봤다.농민 중에는 “잘했다”는 쪽과 “수문을 열면 안된다”는 반응이 엇갈렸다.달성군 주민 이정웅씨(75)는 “이 가뭄에 물 한방울 아까운 시기인데, 강물을 그냥 흘려 보낸다는 것은 생각해 봐야 하지 않겠나. 여태껏 가만히 있다가 왜 이 시기에 방류를 하느지 모르겠다”고 했다.이씨는 “이 지역 농민들은 ‘강물을 뺀다’는 소식을 들은 후 가뭄 때 상황이 더 나빠지지 않을까 걱정을 많이 한다”고 전했다.보 개방 모습을 보러 왔다는 박모씨(67·대구 서구)는 “보를 빠져나가는 물을 보니 아깝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농사를 짓는다는 김모씨(68·달성군)는 “4대강에 보를 만든 것은 처음부터 잘못됐다. 댐 처럼 물을 밑에서 빼올려야 밑의 물이 빠져서 물 아래에 이물질이 쌓이지 않고 흐른다”며 “자연원리대로 빠져야 하는데 물을 가둬놓으면 썩기 마련”이라고 말했다.그러면서 “농사를 오래 지어본 사람은 물에 대해서 잘 안다. 흐르는 물을 가둬놓는 법은 없다”며 “흘려보내야 녹조가 끼일 일이 없다”고 덧붙였다.이날 보 주변에서는 ‘흘러라 4대강’, ‘4대강 사업 적폐청산’ 등이 적힌 플래카드를 든 환경단체 회원들이 보 수문 개방 확대를 정부에 촉구하기도 했다.정수근 대구환경연합 생태보존국장은 “녹조가 완화되기 위해서는 보가 상시적으로 완전히 열려야 한다. 보의 일부만 열면 녹조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정 국장은 “4대강 수계는 홍수가 많이 일어나는 곳이 아니다. 4대강 사업으로 오히려 지천으로 물이 역류해서 지천에 홍수 피해가 많이 났다”고 했다.그는 “보가 생겨나면서 4대강의 생태환경에 심각한 변화가 생겼다. 보를 철거해서 과거의 4대강으로 되돌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