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타적 행동은 장기적으로 볼 때 더 높은 이득을 주는 전략적 행동이 될 수 있다. (중략)이타적인 행동은 타인으로부터 호감을 이끌어낼 수 있으며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위치를 공고히 해줄 수 있는 것으로도 보인다.’(본문 중에서)타인이나 자신이 속한 집단을 위해 목숨을 바치는 개체들의 행동은 오랫동안 생물행동학자나 진화론자들의 중요 관심사였다. 그 개체의 생존과 번식에 전혀 유리하지 않음에도 이타적이고 희생적인 행동을 하는 이유가 무엇이냐는 것이다. 고려대학교 심리학과 교수이자 사회신경과학자로서 이타적인 선택의 신경학적 기제를 연구해온 김학진은 첫 번째 저서 ‘이타주의자의 은밀한 뇌구조’(갈매나무)는 이타적인 행위에 대한 흥미로운 사회심리적 관점을 소개한다. 저자는 흔히 ‘선의’에서 비롯된다고 여겼던 이타적인 행동을 뇌의 ‘생존 전략’과 연결 지어 설명한다. 사회 구성원들을 향한 이타적 행동은 개인의 생존 가치를 높여주는 중요한 전략이 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많은 사람들이 자의든 타의든 불우한 이웃에게 기부를 하고, SNS에서 ‘좋아요’를 받는 데 집착하며 의사결정 과정에서 남들의 시선을 의식한다. 저자는 이 모든 행위 뒤에 타인으로부터 인정받으려는 욕구가 있다고 지적하며 이렇게 말한다. “인간의 뇌는 살아남기 위해 가장 유리한 가치를 선택하며 이타성은 뇌가 선택한 하나의 생존 전략이다.” 이기적인 인간보다는 이타성을 보이는 인간이 사회에서 인정받아 그룹의 지도자가 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의미다.1부 ‘칭찬에 중독된 뇌’에서 저자는 남들에게 인정받고 싶은 욕구, 즉 ‘인정 욕구’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한다. 우리가 남들의 눈치를 보면서 선택을 내리는 심리와 인정 욕구에 대해 집중적으로 알아보며 이것이 어떻게 인정 중독으로 이어지는지를 다양한 사회 현상을 통해 살펴본다. 2부 ‘착한 사람은 우리를 어떻게 배신하는가’에서는 나 자신보다 타인을 먼저 생각하는 이타적 동기의 이면을 뇌과학적 관점에서 파헤쳐본다. 의사결정과 관련된 다양한 뇌 구조에 대한 설명과 아울러, 뇌의 생존 전략이라는 관점에서 이타주의를 바라본다.마지막으로 3부 ‘뇌는 이타성을 추구할 수밖에 없다’에서 저자는 독자들에게 ‘합리적 이타주의자’가 되길 권한다. 인정 욕구가 올바른 방향으로 발휘될 수 있도록 자신을 돌아보는 자기인식 과정을 꾸준히 거치라는 것이다. 또한 개인적, 사회적 차원에서 인정 욕구를 긍정적으로 실천할 수 있는 현실적 제안들과 함께 도덕적 직관 능력의 성장 가능성을 소개한다.(김학진 지음·갈매나무·1만6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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