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심한 가뭄이 계속되면서 물 부족 현상이 심해지고 있다. 논에 물이 없어 심은 모가 타들어 가고 전국의 저수지는 속속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저수율이 15% 안팎에 불과해 거북이 등처럼 갈라진 저수지 바닥에 낚싯배가 덩그러니 방치돼 있는 게 목격되고 있을 정도다. 그런 중에 농민들의 속이 시커멓게 타들어 가고 있다. 4대강 보의 물을 농업용수로 활용하는 농민들은 생명수 같은 물을 그냥 바다로 흘려보내는 모습을 속수무책 손 놓고 지켜봐야하기 때문이다. 타시도에 비해 경북도의 물사정이 비교적 양호하다고 하지만 실상 오십보백보의 차이다. 지난달 31일 현재 경북도내 평균 강수량은 160㎜로 평년 267㎜의 60% 수준에 불과하다. 도내 저수지의 평균 저수율 역시 평년 74%보다 5%포인트가 낮은 형편이다. 경북도는 앞으로 열흘을 고비로 비다운 비가 내리지 않으면 농작물 피해가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할 것으로 보고 있는데 현충일에 내린 비는 땅을 적시기에도 모자랐다. 게다가 올해는 예년에 비해 적은 장맛비가 내릴 것이라고 하니 가뭄대비 비상대책을 가동해야 할 단계이다.지난 2일 낙동강 강정·고령보 일대를 둘러본 추경호 국회의원은 “문재인 대통령의 한 마디 지시에 혈세로 확보한 아까운 수자원이 대량으로 바다로 버려지고 있다”고 개탄했다. “지금 전국적으로 가뭄이 심각해 국민들, 특히 농민들의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닌데, 소중하게 확보한 수자원을 과학적 근거도 불분명한 녹조 발생 방지라는 이유로 바다에 그냥 흘려보내는 것은 국민혈세낭비의 전형적인 사례”라고 질타한다. 저수지에 물이 말라 들어가고 있는데 낙동강보의 아까운 물을 바다로 내보내고 있으니 안타까운 일이다.정부가 녹조를 잡겠다고 6개의 대형보 수문을 상시 개방하고 있지만 전문가의 견해는 다르다. 전문가들은 어정쩡하게 수문을 열면 ‘녹조 라테’를 잡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아까운 물만 흘려보낼 뿐 유속이 느려 바닥층 무산소층을 걸러내지 못한다는 것이다. 대통령 지시라고 무조건 움직일 것이 아니라 수량과 생태계 영향을 감안해 과학적으로 판단하라는 것이다. 봇물 방류는 타는 농심을 헤아려 모내기 이후로 시기를 조절하는 것이 맞다. 상시 방류 여부도 과학적인 조사를 거쳐 시행해도 늦지 않다. 추 의원이 지적했듯이 국민의 아까운 혈세를 흘려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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