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이 ‘녹조 라떼’로 넘실대면서 식수원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14일 낙동강 ‘강정고령’ 지점에 발령된 조류경보를 ‘관심’에서 ‘경계’로 한 단계 상향됐다. 강정고령보 상류 7㎞ 지점에서 채집한 물에서 △5일 1㎖당 1만18844개 △12일 5만1555개의 유해남조류 세포가 확인돼 이 같이 결정했다. 지난 7일 ‘관심’ 단계가 발령된지 7일만에 낙동강의 조류경보가 ‘경계’로 격상될 만큼 수질이 크게 악화된 것이다. 환경부에 따르면 올해는 지속적인 더위와 가뭄으로 인해 녹조현상이 심각하다. 대구기상대가 집계한 올해 1월부터 지난 13일까지 누적 강수량은 156.3㎜로, 최근 4년간(2013-016년) 연간 평균의 59.8%에 불과하다. 게다가 환경부 수질관리과 조석훈 과장은 “올 여름은 강수량, 일사량 등이 녹조관리에 아주 열악한 상황”이라고 밝힌 상태다. 환경부는 녹조현상이 발생했지만 강정고령보 인근 취·정수장은 활성탄 및 오존을 이용한 고도정수처리시스템이 완비돼 있어 상수원에는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입장이지만 기분 좋은 일은 아니다. 당국은 조류경보 발령상황 관계기관 전파, 오염원 단속, 보 상시개방과 더불어 취·정수장에는 수질분석과 정수처리 등을 강화할 방침이다. 환경부는 “경계 단계가 발령된 강정고령보 인근에서는 어·패류 어획과 식용을 자제해야 한다”고 말했다.문제는 보 개방 논란의 와중에 가뭄이 장기화된다는 예보이다. 올해도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마른 장마’가 예상된다고 한다. ‘마른 장마’란 장마 기간임에도 비가 시원하게 내리지 않는 현상을 말한다. 지난 5일 KBS뉴스는 우리나라가 2014년 이후 장맛비가 약해지는 주기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을 보도한바 있다. 다른 한편 비다운 비는 8월에나 기대할 수 있다는 보도도 있다. 하나같이 암울한 소식뿐이다.‘녹조 라떼’의 원인이 가축 분뇨라는 사실도 주목된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전국에 흩어진 무허가 불법 축사는 6만190곳으로, 전국 축산 농가의 51.2%에 달하고 있다. 축산 농가 두 군데 중 한 곳 이상이 무허가 축사를 갖고 있다는 뜻이다. 지난해 5월부터 시작된 무허가 축사의 적법화 조치에도 불구하고 합법화된 곳은 2600여 곳으로 4.5%에 불과하다고 하니 유명무실해진 셈이다. 당국이 강력한 조치만이 낙동강을 살릴 수 있다. 낙동강 지류에 산재해 있는 각종 유해업체의 폐수배출도 철저히 단속해야 한다. 더 늦기전에 특단의 대책을 마련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