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신임 당대표에 홍준표 전 경남도지사가 7.3 전당대회에서 원유철, 신상진 의원을 누르고 선출됐다. 저격수, 독설가, 영원한 비주류 등의 별칭을 갖고 있는 홍 신임 한국당 대표는 난파 위기에 놓인 한국당을 정상화 시켜야 하는 과제는 물론 바른정당과의 보수 적통경쟁에서 선봉에 서야 하는 막중한 임무를 부여받았다. 지난 2011년 자유한국당 전신인 한나라당 대표로 선출된 이후 두 번째로 당 대표에 오른 홍 신임 대표는 앞으로 2년간 자유한국당을 이끌게 된다. 홍 대표는 수락연설에서 “해방 이후 이 땅을 건국하고 산업화 하고, 문민정부를 세운 이 당이 이렇게 몰락한 것은 저희들의 자만심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당을 쇄신하고 혁신해서, 전혀 달라진 모습으로 국민 여러분의 신뢰를 받을 것을 약속드린다”며 당선 소감을 밝혔다. 또 “단칼에 환부를 도려내는 육참골단(肉斬骨斷)의 혁신이 필요하다”며 “외부인사 위주의 혁신위원회를 구성해 조직·정책·인적에 이르는 3대 혁신을 추진하고 당 윤리위도 외부인사로 구성하겠다”고도 했다. 짚어 볼 내용이 있다. 홍 대표는 3명이 뛴 경선에서 65.8%의 득표율로 1위를 기록했다. 2-3위인 원유철‧신상진 의원이 단일화했어도 역부족이었다. 지난해 8월 친박계의 지원을 받아 당선됐던 이정현 전 대표의 득표율 40.9%와 비교해도 월등하다. 쏠림 현상은 더 뚜렷했다. 그러나 경선 표심 분석에서 눈에 띄는 대목은 홍 대표가 전체 70% 비중을 차지한 당원 투표에서 72.8%를 기록했다는 점이다. 반면 30% 반영되는 여론조사에선 49.4% 득표에 그쳤다. 민심보다 당심(黨心)이 홍 대표를 전폭 지원함 셈이다. 한국당이 국민의 지지와 사랑을 받는 당이 되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을 해야 할 것임을 알 수 있다. 반면 홍 대표와 경쟁‧갈등 관계를 노출했던 친박계는 몰락 조짐이 감지된다. 일단 친박 대표로 나선 원 의원이 23%를 받는데 그쳤다. 그나마 원 의원은 친박 핵심 중진도 아니다. 최고위원 경선에서도 친박은 최고위원 경선에서도 약세가 뚜렷했다. 1-4위까지 최고위원에 입성하는 방식에서 3위를 기록한 김태흠 의원이 유일할 정도로 무력했다. 따라서 홍 대표는 환골탈태해 구태를 완전히 청산한 건전한 보수정당으로 새롭게 자리매김해야 한다. 문재인 정부의 발목잡기식 대여투쟁보다 합리적 보수로 민주당과 더불어 국정의 일익을 충실히 감당해 주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