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지역을 중심으로 폭염이 연일 지속돼 대형마트와 전통시장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대형마트는 냉방시설을 갖춰 여름철 특수를 한껏 즐기는 반면, 전통시장은 무더운 날씨 탓에 손님의 발길이 뚝 끊겨 울상이다.24일 오후 1시 대구 중구 서문시장. 이날 대구의 한낮 수은주가 35도까지 치솟아 거리는 오가는 손님이 없이 한산한 모습이었다.미적지근한 선풍기 바람을 쐬며 연신 손등으로 이마에 맺힌 땀을 닦아내던 채소가게 임모(47·여)씨는 지난달과 비교하면 매출이 반 토막났다고 푸념했다.정씨는 “7월인데 벌써 이렇게 더워 손님들이 찾겠냐”며 “좋은 제품을 가져다 놔도 금세 잎이 말라 8월에는 장사를 접어야 하는 거 아닌지 모르겠다”고 하소연했다.생선가게 김모(55)씨는 “한 달에 들어가는 얼음 값만 50만원이다. 생선은 신선도가 떨어져 보이면 손님들이 사가질 않으니 계속 신경 써야 한다”며 굽은 허리로 얼음자루를 옮기기에 바빴다. 그나마 아진상가와 동산상가는 냉방시설을 갖춰 비교적 손님의 발길이 이어졌지만 이 곳 역시 매출이 30~40%가량 떨어졌다는 게 상인들의 설명이다.이날 여미진(29·여)씨는 “십자수 재료를 사고 장을 봐야하는데 건물 밖으로 나설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며 “후텁지근한 날씨와 펄펄 끓는 아스팔트 지열 탓에 쇼핑은 다음으로 미뤄야겠다”고 했다. 반면 대형마트는 이달들어 폭염 특수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이날 오후 3시께 대구 달서구 용산동의 한 대형마트는 쇼핑을 나온 사람들로 가득 붐볐다.25개월 된 아들을 데리고 이 곳을 찾은 정모(32·여)씨는 “채소와 우유 등 몇 가지를 식료품을 살 겸 마트에 들렸다”며 “요즘처럼 무더위에 시원한 곳에서 장을 볼 수 있어 자주 이용하고 있다”고 했다.마트 가장자리에 있는 푸드 코트(외식코너)는 손님들로 빈자리를 찾기 어려울 정도였다.김혜민(35·여)씨는 “집에서 트는 에어컨 전기세가 부담돼 마트로 나왔다”며 “점심을 이곳에서 해결하고 장을 본 후 오후 늦게 집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이마트 만촌점에 따르면 이달 대구지역 7개 마트는 지난달 동기 대비 7.9%가량 매출이 늘었다. 특히 냉동간식 판매율은 327.8% 증가했다. 선풍기와 에어컨은 각각 75.9%, 53% 판매 신장을 보이며 여름철 효자상품 역할을 했다.또 생수 20%, 이온음료 17.7%, 맥주 11.8%의 매출 상승세를 보였다.이마트 관계자는 “아무래도 날이 더워지면서 매출이 크게 늘었다”면서 “휴가까지 겹쳐 8월 말까진 매출 상승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