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1일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첫 정기국회가 시작된다. 여야는 민생 개혁 입법과 2018년도 정부 예산을 둘러싸고 격돌한다. 문재인 정부 첫 예산안이 심사대에 오르는 만큼 야권의 견제가 어느 때보다 거셀 전망이다. 여당과 청와대는 정기국회에서 펼쳐질 ‘예산·입법전쟁’을 앞두고 당청이 공조를 강화해 야권 공세에 맞설 전망이다. 당청은 지난 26일 정기국회 기간 문재인 정부 개혁 과제를 뒷받침해야 한다는 인식을 공유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민주당 의원과의 오찬 회동에서 “문재인 정부는 민주당 정부라는 것을 늘 생각하고 있으며 당과 공동운명체가 돼 운영해 나가겠다”면서 “앞으로는 입법 과제가 많아 당이 여소야대를 넘어 국회를 잘 이끌어주셔야 정부도 잘할 수 있다”고 당부했다. 추 대표도 “국정운영의 주체로서 의원책임제를 해서 입법 과제를 발의부터 통과까지, 국민에게 설명할 의무까지 막중한 책임을 갖고 있다”고 화답했다. 야당도 정기국회를 대비한다. 자유한국당은 지난 24, 25일 연찬회를 열고 문재인 정부의 국정운영을 ‘신적폐’로 규정했다. 정기국회를 통해 이를 낱낱이 파헤치겠다고 예고했다. 또 △국가안보와 국민안정 △건전재정과 국가미래 경제 활성화를 위한 예산준비 △졸속 포퓰리즘 및 이념법안 저지 △철저한 인사검증을 정기국회 4가지 대응방침으로 정했다. 이제 막 출범 100일을 넘긴 문재인정부는 본격적인 국정운영 역량을 보여줘야 할 시점을 맞았다. 9월 정기국회가 그 시험대다. 현 정부는 집권 5년간의 정책목표를 100대 국정과제로 압축해 제시했다. 이 중 건강보험과 기초연금 혜택을 크게 늘리고, 공무원을 늘리면서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유도하는 등 몇 가지 정책은 이미 시동을 걸었다. 하지만 구체적 입법조치가 이어지지 않으면 모든 것이 허사로 돌아간다.9월 정기국회는 협치의 장이 돼야 한다. 100대 과제 중 91개는 입법 과정을 거쳐야 하는 것으로 판명되고 있지만 민주당만의 힘으로는 아무 것도 이룰 수 없다. 자유한국당과 국민의당이 협치에 응하지 않으면 100대 과제는 휴지조각이 된다. 야당의 통 큰 협치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그동안 보여 온 비생산적 의회상에서 벗어나야 한다. 안보, 민생 등 난제가 첩첩한 엄중시기다. 여야는 당리당략에 사로잡히는 일없이 국익을 우선해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