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인 규모 5·8 경주 지진이 발생한지 1년을 맞았다.지난해 9월 12일 오후 8시 32분 경주시 남남서쪽 8㎞ 지점에서 발생한 이 지진은 1978년 국내에서 계기 관측을 시작한 이래 가장 강한 것으로 기록됐다.앞선 기록은 1980년 1월 8일 평북에서 발생한 규모 5.3이었다.강진 발생 1년째로 접어든 경주가 얼마나, 어떻게 변했는지 알아본다. ▣경북도, 지진방재 정책 점검9·12 경주 지진 1년을 맞아 경북도가 국내외 전문가와 함께 지진 연구 성과와 지진 정책, 국민행동요령·훈련 등의 점검에 나선다.10일 경북도에 따르면 11~13일 경주에서 기상청, 대한지질학회와 함께 지진워크숍을 연다.이 자리에는 학계, 연구기관, 공공기관 등의 국내외 지진 방재 전문가와 대학생, 공무원 등 300여명이 참석해 9·12 지진 이후 연구 성과를 점검하고, 국내 지진정책과 원자력안전에 대해 토론한다.또 11~15일을 ‘지진안전주간’으로 정해 경주 엑스포공원 등지에서 지진 국민행동요령 홍보 캠페인을 벌이고, 14일에는 경북 23개 시·군 주민이 참여하는 지진 대피훈련을 실시한다.지난해 9·12 경주 지진을 겪은 경북도는 지진 대응 조직·연구기능 강화, 시설물 내진기능 보강, 지진 경보·대피 시스템 개선, 교육훈련·홍보 강화와 매뉴얼 정비 등을 담은 지진 방재 5개년 종합계획을 세웠다.이 계획에 따라 경북도는 자연재난과에 지진방재 담당 부서를 신설하고 지진 방재 전문가를 채용했다.시설물의 내진 기능 보강을 위해서는 경북도 소유의 공공건축물 567곳에 대한 내진성능평가를 진행 중이며 지난해 18.7%에 그쳤던 학교시설의 내진율을 올해 말까지 36%로 높일 계획이다.지진 경보·대피 시스템에 대한 일제조사를 벌인 뒤 지진대피소와 지진해일대피지구의 표지판 정비도 마쳤다.이와함께 경북도와 시·군의 지진대응 현장조치 행동매뉴얼을 정비하고 현장 위주, 협업반별로 임무를 명확히 정했다. ▣전통기와 대신 양철기와 주택으로 변모경주지역은 ‘노천박물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곳곳에 역사적 유물이 산재해 있다.고도(古都) 육성법을 적용받는 경주의 주요 사적지 주변에는 기왓장을 얻은 전통 한옥들이 즐비하다.강진으로 전통 기와 한옥 3000여채 중 1000채 이상 피해를 입은지 1년이 다 된 아직까지도 일부 주택에서는 복구작업이 진행될 만큼 상처가 크고 깊다.그러나 경주시 조례에는 지진 피해를 입은 일반 가옥에 대해 지원해 주는 방안이 없다.지진 피해가 발생한 35평 크기의 한옥 주택을 수리하는데는 1만3000장의 기와가 필요하다.기와 1장 가격은 1600~2300원, 인건비 등을 더하면 수천만원의 복구 비용이 든다.경제적 여력이 없는 지진 피해 시민 중 일부는 흙으로 구운 기와 대신 양철 기와를 지붕에 올리고 있다.700여채의 기와 한옥이 경주시 황남동에서는 양철 기와를 올린 한옥이 쉽게 눈에 띈다. ▣고층 아파트 주민 “항상 비상배낭 준비”지진 당시 저층 주택에 사는 주민들보다 더 큰 충격을 받았던 경주시 황성동 등 고층 아파트 주민들은 군대의 전투식량, 치약 등으로 구성된 비상 배낭을 준비해 놓고 있다.황성동 정모씨(51)는 “직접 지진을 경험하고 나니까 지진에 대한 두려움이 생겼다. 큰 지진이 나면 가족이 2~3일 정도 버틸 수 있도록 비상 배낭을 꾸려놨다”고 했다.구항동에 사는 은모씨(51)도 “지진 등에 대비해 가족이 찬바람을 피할 수 있는 텐트와 비상식량 등을 담은 생존배낭을 집 현관문 앞에 항상 비치해 놓고 있다”고 말했다. ▣강화된 지진대피 교육경주시 등은 수시로 지진 대비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어린이집 등에서는 민방위의 날 외에도 지진이 나면 어린이들이 신속하고 안전하게 대피하도록 교육을 반복하고 있다.사정동에 있는 한 어린이집 관계자는 “지진 교육 후 자체 대피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숙달된 원생들이 침착하게 대피하는 모습을 보면 대견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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