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군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응시생들이 매년 포항에서 기숙을 하며 시험을 준비하고 있어 면학분위기 조성을 위한 특단의 대책마련이 절실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울릉군 관내 고3 수험생 34명은 지난 10일 오전 도동 여객선터미널을 떠나 같은 날 오후 포항여객선터미널에 도착해 현재 포항시 청룡회관에서 숙식하며 수능을 준비하고 있다.이들은 오는 16일 치러지는 수능시험을 위해 시험 일주일 전 기상악화를 우려해 미리 포항에 자리를 잡은 것이다.수험생들은 저마다 교과서와 문제집 수십 권, 일주일치 여벌옷 등이 담긴 백팩과 캐리어를 준비해 마치 고시준비를 위해 원거리를 떠나는 고시생들을 방불케 하고 있다. 다른 지역 학생들은 수능시험을 앞두고 컨디션 조절 등 마무리에 매진할 시간이지만 울릉군 수험생들은 매년 기상악화를 우려해 통상 일주일전 육지로 나와 다른 장소, 낯설은 환경에서 장시간 기숙하며 시험준비를 하고 있다.이는 울릉군 관내에는 경북권에서 유일하게 수능 시험장이 없기 때문이다. 지난 1981년 시행한 대입학력고사 이전부터 수십 년째 반복되고 있지만 개선될 기미는 전혀 없다.  수능시험지는 도교육청에서 보관하다가 시험당일 일선 학교로 수송한다는 교육부 지침에 따른 것으로 울릉군은 바다 환경상 당일 수송이 불가능해 매년 울릉군 학생들만 포항에서 시험을 봐야 하는 피해를 보고 있다.경북도교육청에 따르면 지난 2010년 입시 때부터 ‘전국 모든 시군 지역에 자체적으로 수능시험장을 마련하라’는 교육부 지침이 내려졌지만 시험지 운반과 보관 등의 문제로 인해 유일하게 울릉군만 소외됐다. 그나마 지난 2010년 이전은 자부담으로 포항에서 숙식하며 시험을 치렀지만 2010년부터는 경북도교육청에서 관련 경비 2000여만원 모두를 지원해 경제적 부담은 덜게 됐다.하지만 변화된 장소, 낯선 환경이 수험생들에게 적지 않은 부담을 주고 있다. 이에 수험생들은 컨디션 조절에 애를 먹고 있다. 넓은 연회장, 공부하기 불편한 테이블과 의자, 두꺼운 옷을 껴입어야 하는 등 불편한 환경은 며칠 앞으로 다가온 학생들을 불안케 하고 있다. 울릉군 수험생들은 비단 수능뿐이 아니라 대학 면접 시에도 똑같은 불편을 겪어야 한다. 울릉군 관내 수험생과 부모, 교사, 학교 등은 변덕이 심한 겨울 바다날씨에 촉각을 곤두세워야 하고, 또다시 원정 면접도 떠나야 한다.  울릉군교육지원청에따르면 지난해 25명, 올해 34명, 내년에는 55명의 학생들이 수능을 치를 예정이다.이에 정부와 지자체, 교육부 등이 외딴 섬지역의 학생들을 위한 관내 시험장 마련과 타 지역에 학생위주 숙소 마련 등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여론이 비등하고 있다.현재 해병대1사단은 수험생들의 컨디션 유지를 위해 청룡회관 내 별도의 객실을 마련하고, 책상과 테이블을 지원하며, 학생들을 위한 식단 제공과 수험생 수송 차량 지원 등 다양한 배려와 지원에 나서 학생들의 사기를 돋우고 있다. 청룡회관 별실에서 공부하는 임상우(18) 학생은 “집을 떠나 바뀐 환경에서 수능을 준비하는 것이 가장 힘들다”며 “하지만 중요한 시험인 만큼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학부모 A(46·울릉읍)씨는 “지방선거나 대통령선거도 울릉군에 용지가 전날 배부되는 데 수능은 왜 안되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부모세대에서 겪은 불편이 자식세대까지 이어지는 불편이 수십년째 이어져도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아 안타까움을 넘어 분통이 터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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