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모 5.4의 지진이 강타한 포항시 북구 흥해읍 용전리와 흥안리의 논 곳곳에서 액상화 현상이 발견돼 학계가 주목하고 있다.액상화 현상은 지진 등 강한 흔들림으로 땅 속의 물이 강한 압력 때문에 분출돼 지하수와 흙이 섞인 토양이 액체처럼 만들어지면서 지반이 약화되는 것이다.국토지질연구본부 지질연구센터 김용식 박사는 19일 포항시 흥해읍을 찾아 지질 등을 살펴본 뒤 “액상화 현상은 지표로부터 지하 약 5~10m 지점에서 발생하는데, 포항의 액상화 현상은 4기 퇴적물층에서 강한 압력을 받은 지하수가 지표면을 뜷고 나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김 박사는 “포항에서 발생한 액상화 현상은 강한 흔들림에 압력을 받은 물줄기가 자갈 등을 지표면으로 끌고 올라온 것이며 현재는 중단된 것으로 판단된다”고 했다.김 박사에 따르면 액상화 현상은 규모 5 이하의 지진에서는 나타나지 않으며 포항에서 처럼 5~5.5 이상 규모의 지진 때 발생한다.이 현상은 첫번째 인공 구조물과 논 사이의 틈에서 발생하는 경우, 두번째 논 중간에서 균열을 따라 발생하는 경우, 세번째 논 중간의 어느 지점에서 볼케이노(화산) 처럼 물이 쏟아오르는 경우 등 크게 세가지 형태로 나타난다.포항시 흥해읍 흥안리의 논에서 발생한 액상화 현상에 대해서는 손문 부산대 지구환경시스템학부 지질환경과학과 교수팀과 대한지질학회 구조지질분과위원장팀이 조사에 착수했다.손 교수는 “액상화 현상에도 등급이 있는데 포항에서 발생된 액상화 현상은 위험한 등급에 속한다. 주변에서 발견된 정황을 보면 흙 볼케이노 현상이 나타났다”며 “이런 곳에 건물을 지으면 지반이 약해 그대로 넘어갈 위험이 높다”고 말했다.그는 “정확한 액상화 현상의 등급을 알기 위해서는 중장비를 투입해 액상화를 일으킨 지층의 두께가 얼마인지 등을 확인해야 한다.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려면 수개월이 소요될 것”이라고 덧붙였다.액상화 현상 조사에 착수한 손 교수 등 학계 관계자들은 “추가로 발생할 수 있는 지진에 대비한 지진계 설치 등이 최우선”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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