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찌민시 9.23공원에 마련된 ‘호찌민-경주세계문화엑스포2017’ 한국문화존과 바자르는 다양한 종류의 VR체험, 한복체험, 장난감 만들기, 소품만들기, 음식 만들기 등 체험거리가 다양해 지나는 관람객들의 발길을 붙든다. 다양한 체험부스 중에서 가장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은 단연 한복체험이다. 한국문화존 내 영주시 소백산예술촌에서 운영하는 한복체험 부스는 전통한복부터 퓨전스타일 한복까지 40~50벌의 다양한 한복을 보유하고 있어 체험시간이 되면 늘 북적거린다. 평일에는 200명 정도, 주말에는 400~500명 이상 한복을 입고 인증사진을 찍고 사진을 출력해간다.바자르 부스에서도 백제문화제추진위원회에서 운영하는 백제문화제 홍보 부스의 백제 의상 체험과 한복체험은 가장 인기다. 부스별로 평일 300~400명, 평일 1000여명 이상이 한복 체험을 해 운영요원들이 잠시도 쉴 틈이 없다. 또한 붓글씨로 한글 이름쓰기, 전통 매듭만들기 체험 등 한국 전통문화 체험은 최고의 인기 아이템이다. 한복체험을 즐긴 뚜 엣 늉(18)양은 “‘해를 품은 달’, ‘구르미 그린 달빛’ 등 한국 사극드라마를 통해 한복을 보면서 예쁘다고 생각했는데 직접 입어볼 기회가 생겨서 줄을 서서 기다려 입어보고 사진도 찍었다”며 “색감이나 디자인도 다양하고 너무 아름다워서 한복을 입으니 마치 드라마의 주인공이 된 것 같다”며 부끄러운 미소를 지었다. 한복 뿐만 아니라 한국 먹거리에 대한 관심도 뜨겁다. 지난달 29일 오후 4시 30분과 6시(한국시간 오후 6시 30분과 8시)에 열린 9.23공원 내 바자르 부스 내 김밥, 김치만들기 체험은 호찌민 시민들로 크게 붐볐다. 매주 수요일, 토요일, 일요일 열리는 김밥, 김치 만들기 체험은 준비한 재료가 금방 동이 날 정도로 인기다. 김치만들기 체험에 참여한 호찌민 시민 판 티 쑤언(84) 할머니는 “예전 베트남 전쟁 당시 한국김치를 처음 접하고 좋아했다”며 “오늘 만들고 먹어본 김치는 그때와 조금 다른 것 같지만 맛은 그대로 느껴진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런 행사를 통해 한국의 문화에 대해 더 가깝게 느끼게 됐고 두 나라 사이가 더욱 친근해 지는 것 같다”고 밝혔다. 주부 응엔 홍 느웅(35)씨는 “TV를 통해 김치를 보고 한국식당이나 마트에서 종종 김치를 사먹는다”며 “맛있지만 좀 매워서 아이들이 먹기 어려워해서 한국마트에서 양념을 사다가 조금 덜 맵게 만들어보기도 했는데 오늘은 아들과 함께 김치만들기를 해볼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며 김치에 대한 애정과 관심을 드러냈다. 한국 음식 중에서 김밥을 특히 좋아한다는 레티 탄 냔(18)양은 “한국음식은 다양하고 특색있어서 다 좋아하지만 특히 김이 맛있고 특이해서 김밥을 자주 먹는다”며 “간편하게 먹을 수 있으면서도 밥과 채소가 같이 들어있어서 영양가도 높은 것 같다”고 말했다. 한복을 직접 입어보고, 김치와 김밥을 만들어 먹으며 한국의 생활문화를 제대로 느낀 호찌민 시민들의 얼굴에는 밝은 미소가 넘쳤다.
▣전통문화로 베트남 문화한류 이끈다
베트남 호찌민시를 한국문화로 물들이고 있는 ‘호찌민-경주세계문화엑스포2017’이 개막 19일째인 지난달 29일까지 관람객 346만 8000명을 돌파했다. 특히 이번 행사는 K-POP, K-DRAMA, K-BEAUTY 등 대중문화 중심의 한류가 인기를 끌고 있는 베트남에서 한국전통문화의 진수를 선보이며 큰 사랑을 받았다는 점이 주목할 만 하다.개막축하공연 ‘함께 피는 꽃’은 개막식에 참여한 2000여관객을 감동시키기에 충분했다. 신라천년의 역사를 한국의 아름다운 춤사위와 악기연주 노래를 바탕으로 전 세계 공통언어인 사랑의 이야기를 담아낸 공연은 한국 공연예술의 진수를 보여줬다고 평가받았다. 또한 한국 공연과 한-베 합동공연단 60명이 베트남의 국화 연꽃을 모티브로 연출한 화려한 무대에는 참석자들과 관객들의 감동에 찬 박수갈채가 쏟아졌다. 지난달 14일 호찌민시 오페라하우스에서 열린 뮤지컬 ‘용의 귀환’(부제 물소의 노래)은 한국과 베트남의 민간신앙 모티브인 ‘용’을 소재로 한 작품으로 아름다운 국악 관현악 연주를 바탕으로 전통국악, 퓨전음악, 노래와 무용이 어우러져 관객들의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국립무용단의 무용극 ‘묵향’은 한복과 한국전통무용의 정수를 선보였다는 극찬을 받았다. 지난달 16일 호찌민시 호아빈극장 열린 ‘묵향’은 사군자(四君子)를 무대 위에 형상화해 선비의 도와 인품을 함축적이고 고아한 아름다움으로 표현한 고품격 공연으로 무용극이라는 다소 어려운 장르에도 불구하고 호아빈 극장 2000석을 매진시키는 이변을 연출했다. 호찌민시 관계자들도 이런 관객 반응에 놀라움을 표할 정도였다. 한국문화존의 ‘신라역사문화관’은 고대신라와 한민족 최초의 통일국가를 수립한 통일신라까지 ‘신라’를 테마로 한 전시공간이다. 천년고도 경주와 신라의 역사, 서역과의 교류역사 소개와 고대 신라인의 복식과 신라금관, 금제장식물 전시에 호찌민 시민들은 큰 관심을 표하고 신기한 듯 설명 하나하나를 읽어 내려간다. 호찌민 시민 따오 장(23)양은 “한국에 천년동안 지속된 국가와 수도가 있다는 사실을 이번에 처음 알았다”며 “역사에 관심이 많아 설명도 꼼꼼히 읽어보고 전시물들도 관심있게 보면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도시 한국의 ‘경주’라는 도시에 꼭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동우 경주세계문화엑스포 사무총장은 “한국 문화의 정수를 느낄 수 있는 다양한 전시와 공연으로 사랑받은 호찌민-경주엑스포를 통해 현대문화 중심의 한류에서 전통문화 중심의 제2의 한류 붐을 조성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동남아인들이 한국 전통문화에 더욱 관심을 갖고 한국과 경북, 경주를 찾게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했다. ▣러시아 바시키르 공화국-국립 전통음악 오케스트라
러시아 남부 우랄지대에 위치한 ‘바시키르 공화국 국립 전통음악 오케스트라’가 ‘호찌민-경주세계문화엑스포2017’을 찾아왔다. 고대 바시키르 민속 악기의 음색과 교향악단, 러시아 민속 악기들의 조화로 자연을 가르는 신비한 음악을 들려줬다. 바시키르 공화국의 초원과 유목민의 모습이 흐르는 영상을 배경으로 자연을 담은 음악으로 관람객들의 귀를 깨끗하게 정화시켜 큰 박수를 받았다. 지난달 29일 호찌민시 9.23공원 무대에서 첫 공연을 펼친 ‘바시키르 공화국 국립 전통음악 오케스트라’의 공연은 행사 폐막일인 오는 3일까지 계속된다.
▣싱가포르-나디 싱가푸라 앙상블
싱가포르를 대표해 ‘호찌민-경주세계문화엑스포2017’에 참여한 ‘나디 싱가푸라 앙상블’은 전통 드럼과 퍼커션 등의 타악기를 사용해 젊고 신나는 공연을 선사했다. 팀 명 ‘나디’는 말레이시아어로 파동, 의식의 흐름을 의미하며, 싱가포르에서 자주 사용하는 말레이시아 드럼 콤팡(Kompang), 레베나(Rebena), 지두르(Jidur), 겐당(Gendang) 등을 사용해 재미있고 역동적인 공연으로 큰 사랑을 받았다. ‘나디 싱가포르 앙상블’의 공연은 ‘호찌민-경주세계문화엑스포2017’ 폐막일인 오는 3일까지 계속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