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불꽃 하나가 삶의 터전을 집어 삼켰습니다. 누군가에게는 가족 모두의 생계가 걸린 전부였습니다”30일 대구시 중구 서문시장 4지구 대체상가인 베네시움에서 만난 상인 이모(46·여)씨가 이같이 말했다. 대구의 대표 전통시장인 서문시장에서 지난해 11월 30일 대형화재가 발생해 점포 679개가 잿더미로 변했다. 4지구에는 의류와 침구, 원단 등을 파는 점포가 많았다. 특히 칸막이가 없는 점포로 이뤄진 4지구의 특성상 불은 삽시간에 번졌고 많은 상인들이 길바닥으로 나앉았다. 3개월 전 우여곡절 끝에 대구시가 마련한 대체상가인 베네시움으로 이전한 상인들은 다시 장사를 할 수 있단 기대감에 한껏 부풀었다. 하지만 생각보다 장사가 잘 되지 않아 살림살이가 팍팍해졌다는데 상인들은 입을 모은다.침구류를 판매하는 한 상인은 “손님이 붐벼야 힘이 날 텐데 (베네시움이) 서문시장 중심가에서 좀 떨어진데다가 길을 건너야 하는 수고스러움 때문에 찾는 사람이 적다”고 말했다. 또 다른 상인 박모(62)씨 역시 “오늘 장사도 공쳤다”면서 “(4지구) 재건축까지 수년이 걸릴 텐데 지금처럼 장사가 안 되면 다른 곳을 알아봐야 할 것 같다”고 푸념했다.이에 상인들은 4지구 재건축에 속도를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앞서 대구시는 서문시장 1·4지구 지하에 두 건물을 연결하는 주차공간을 조성하는 ‘복합 재건축안’을 제시했지만 상인들의 반응이 엇갈려 추진에 제동이 걸렸다.시는 1·4지구 점포 소유주, 유관기관 등과 협의체를 꾸려 재건축을 논의 중이지만 현재까지 별다른 진척은 없는 상태다.상인들은 오는 4일부터 4지구 지주 780명을 대상으로 ‘재건축 준비위원회’ 구성 동의서를 받는 등 본격적인 재건축 추진에 나선다.김홍관 서문시장 4지구 재건축준비위원장은 “지주 절반 이상이 동의서를 내면 위원회 설립이 가능하다”면서 “오는 12일까지 동의서 접수를 마무리해 4지구 재건축 추진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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