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9일 열리는 남북 고위급회담은 상호 대표의 급을 맞춤으로서 향후 사안별 실무 협의를 위한 상견례 성격도 함께 갖고 있다. 이번 고위급회담에는 수석대표인 조명균 통일부 장관 외에도 천해성 통일부 차관, 노태강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 안문현 국무총리실 심의관, 김기홍 평창 동계올림픽 및 패럴림픽대회 조직위원회 기획사무차장이 대표단으로 참석한다. 북측에서는 수석대표인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위원장 외에 천 차관의 카운터파트로 전종수 조평통 부위원장이, 노 차관의 카운터파트로 원길우 체육성 부상이, 안 심의관의 카운터파트로 황충성 조평통 부장이, 김 사무차장의 카운터파트로 리경식 민족올림픽조직위원회(NOC·국가올림픽위원회 추정) 위원이 대표단으로 참석한다. 고위급회담 하루 전까지 남북이 회담 진행과 관련해 합의한 것은 전체회의 개시 시간뿐이다. 이후 상황은 전체회의 분위기에 따라 결정된다. 전체회의에서는 통상적으로 수석대표 기조연설과 주요 현안에 대한 원론적인 입장만 간략하게 교환했다.  앞선 2015년 12월의 제1차 차관급 남북당국회담의 경우 30분가량 전체회의를 가진 후 7시간이 지나서야 1차 수석대표 접촉이 진행됐다. 다음날까지 이어진 당시 회담에서 양측은 모두 5차례에 걸친 수석대표 접촉을 가졌으나 합의점을 찾지는 못했다. 이번 고위급회담도 전체회의와 수석대표 접촉을 중심으로 진행될 전망이다. 전체회의 이후의 수석대표 접촉 진행 상황은 늦어질 수도 있고, 속도가 붙을 수도 있다. 경우에 따라 유동적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전언이다. 더불어 남북 차관급이 대표단에 포함된 만큼 별도의 실무대표 단독접촉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전체회의 좌석은 카운터파트와 마주 보게 배치되지만, 전체회의에서는 발언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별도의 실무대표 단독접촉을 통해 현안별 상호 입장 교환이 있을 거라는 전망이다. 이 자리에서 향후 별도의 실무 협의 방향도 정리될 것으로 보인다. 양측은 이번 고위급회담에서 모든 결론을 내려고 서두르지는 않을 거라는 관측이다. 2년 넘게 당국 간 회담이 없었던 데다가 23개월 동안 남북 직통전화가 차단 상태였던 점을 염두에 두고 속도를 조절하며 큰 틀에서의 공감대를 형성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조 장관은 8일 출근길에 정부서울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통일부 장·차관과 문체부 차관 등이 동시에 대표단에 포함된 것과 관련해 "이번에 회담을 하고 나면 앞으로 실무 협의 등을 계속해야 할 것"이라며 "그런 것을 원만하게 해나가기 위해 이런 진용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번 회담으로 끝나는 것이 아닌 게 되도록 잘 준비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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