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대구의료원에서 10대 고교생이 병실을 탈출하기 위해 라이터로 불을 지르는 사고가 발생, 병원 측의 환자관리 실태가 도마에 올랐다. 지난 7일 오후 4시22분께 이 병원 라파엘 웰빙센터 6층 정신과 병동에 입원한 A(19)군이 라이터로 침대에 불을 질렀다. 이 불로 침대가 불에 타고 병원 입원환자 등 55명이 긴급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게임중독 증세로 지난 4일 입원한 A군은 라이터를 소지한 채 입원했지만 병원 측의 소홀한 소지품 검사 덕에 무사히 병원으로 반입할 수 있었다. A군은 경찰 조사에서 “병원 생활이 답답해 불을 질렀다”며 “불이 나면 화재경보 시스템이 작동해 문이 열린다는 점을 알고 있었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이 건물에 지내는 환자가 인화 물질인 라이터를 가지고 있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병원의 환자관리 실태를 놓고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대구의료원은 인화성 물질 반입금지 규정에 따라 매번 소지품 검사 등을 진행하고 있지만 반입을 100% 막기는 쉽지 않다는 입장이다. 대구의료원 관계자는 “원칙적으로는 병원 내 전체가 금연구역이고 인화성 물질 반입을 금지하고 있다”며 “하지만 환자 인권 보호 등의 이유로 몸수색 등 정밀한 소지품 검사가 어려운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화재 발생 후 환자 대피 등은 지침서에 따라 잘 이뤄졌다”며 “앞으로는 화재예방을 위한 소지품 검사 등 대응책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같은 병원 환자들과 보호자들은 언제 또 불이 날지 몰라 불안해 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병원의 경우 더욱 엄격한 인화성 물질 반입 규제 등 화재 예방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공하성 경일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환자 인권만큼 중요한 게 화재예방”이라며 “방사선(X-Ray) 소지품 검사장비를 이용하는 등 인화성 물질 반입에 대해서는 엄격한 기준이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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