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개 집어 들었을 뿐인데 7만~8만원을 그냥 넘겨요. 장보기가 겁날 지경이에요.”1일 대구 달성군의 한 대형마트 채소코너에서 장을 보던 이명순(58·여) 씨가 손에 호박을 들었다 놓았다 하며 이같이 말했다.설을 보름여 앞두고 생활물가가 치솟아 서민 가계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올해부터 최저임금이 7530원으로 인상되고 한파까지 겹치면서 물가가 줄줄이 오른 탓이다.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대구지역의 호박 가격은 지난해 말 1500원에서 지난달 31일 3000원까지 올라 두 배 증가했다.한 달 사이 오이(10개) 가격은 69.2% 올랐고 피망(100g) 42.8%, 배추(1포기) 33.3%, 당근(1㎏) 14.8%, 상추(100g) 12.5% 상승했다. 강추위로 조업 횟수가 줄어든 탓에 수산물 가격도 크게 뛰고 있다. 냉동 물오징어(1㎏)는 1년 전보다 약 40% 오른 8600원 선에 거래되고 있다. 갈치는 8490원에 팔리면서 지난해 말보다 21.3% 올랐다. 26주 연속 오른 유가도 가계 부담을 가중하고 있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1월 4주 차 주유소의 휘발유 판매 가격은 전주 대비 2원 상승한 1ℓ당 1537원, 경유는 5원 오른 1ℓ당 1267원으로 나타났다.최저임금이 인상된 이후 대형 프랜차이즈를 중심으로 외식 가격도 줄줄이 오름세다. 쌀국수 전문 미스사이공과 고봉민김밥이 가격을 올린 데 이어 롯데리아, KFC, 놀부부대찌개 등이 가격 인상을 단행한다.대구지역 유통업계는 최근 농수산물 가격이 불안정한 데다 자영업자들이 인건비 부담을 호소하고 있어 한동안 물가 상승이 지속할 것으로 전망했다.김재훈 대구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임금이 상승하면 물가도 뒤따라 오를 수밖에 없다”면서 “추위가 풀리고 설 특수가 지나면 다시 물가가 내림세로 전환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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