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영하의 칼바람을 맞으며 찾은 경북 청도 운문댐 표면의 물은 꽁꽁 얼어붙어 있었다.운문댐의 이날 저수율은 8.5%, 1996년 댐이 건설된 이래 최저 저수율을 연일 경신 중이다.여름철 물놀이를 위해 피서객들로 붐비던 운문댐 아래 동창천에 발을 딛자 흙먼지가 푸석거리며 일어날 만큼 메말라 있다.동창천은 지난해 추수를 끝으로 농업용수 공급을 위한 방류를 중단하면서 4개월째 맨바닥을 드러낸 상태다.댐 방류를 중단했지만 지난해 9월 말 130m를 기록한 운문댐 수위는 이날 123m로 4개월여 사이 7m나 줄었고 저수율은 20%에서 8.5%로 곤두박질쳤다.인구 4만여명인 청도지역은 운문댐에서 하루 평균 1만3000~1만4000톤의 생활용수를 공급받아 아직까지 식수난을 겪지는 않는다.이 지역 267개 저수지의 저수율도 60% 가까이 유지해 농작물 피해도 거의 없다.청도군 측은 “현재 저수지의 평균 저수율이 59.9%에 이르고 관개사업 등에 대한 물 지원이 완료됐지만 혹시 모를 가뭄 피해에는 대비하고 있다”면서 “일부 과수작물의 피해가 있어 확인 중이지만 크게 걱정할 만큼은 아니다”고 했다. 그러나 운문댐에서 식수 등 생활용수를 공급받아온 대구시와 경산시는 현지와 사정이 다르다.총 저수량 1억6000만톤인 운문댐의 현재 저수량은 1268만5000톤으로 취수 불가능 수위(122m)에 바짝 다가섰다.다급해진 대구시와 경산시는 운문댐 물 대신 영천댐에서 방류되는 금호강 물을 취수해 수돗물을 공급하면서 당장은 식수난 위기를 넘겼다.전문가들은 이런 식수원 부족 사태에 대해 “이제는 근본적인 해결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박기범 경일대 교수(건설공학부)는 “저수율이 급격히 떨어져 대도시 지역의 수돗물 공급에 위협을 느낄 정도의 문제는 1차적으로 가뭄 때문이지만, 수자원을 보전하고 관리하는 부분이 방치된 것도 큰 원인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수자원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원인에 대해 박 교수는 “하루 아침에 하천의 물이 메마르는 것이 아니다. 10년 이상의 시간을 거치며 건천이 된다”며 “민선 자치단체장을 뽑다 보니 표가 나지 않는 일에는 예산 쓰는 것을 부담스러워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천 옆에 산책로를 조성하는 등의 개발사업은 2~3년 정도면 겉으로 금방 성과가 드러나 보이지만, 말라버린 하천에 물을 흘려보내려면 산과 하천 유역을 관리하고 도심 개발 규제, 사방댐 설치 등 여러가지를 장기적으로 관리해야 겨우 성과를 낼 수 있다”고 주장했다.박 교수는 “중장기적으로 조금씩 관리할 수 있는 계획을 세워 도심 하천과 주변 하천을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지자체에만 맡겨두는 것보다 광역 단위나 중앙부처 등이 나서 통합적인 유역관리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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