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심한 가뭄에 시달리는 경주시가 27일 상수원 고갈에 대비해 불국사 인근 마을에서 상수도 비상급수훈련을 실시했다.20리터짜리 물통을 들고 훈련에 참가한 70대 노인은 “물을 물처럼 쓰던 시절은 이제 지났다. 오늘 훈련이 훈련으로 끝나야 할텐데 걱정”이라며 무거운 발걸음을 옮겼다.지난해부터 비다운 비가 내리지 않은 경주지역이 당장 먹는 물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이날 불국사 인근의 경주시 진현동에서 실시된 훈련에는 최양식 시장 등 공무원들이 참가했다.경주소방서의 펌프차량과 경주시 맑은물사업소의 급수차량 등이 투입돼 마을 주민 155세대에 먹는 물을 공급하는 식으로 진행됐다.마을 주민 최모씨(70)는 “먹는 물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새삼 알게된 훈련이다. 시내에 사는 시민들도 물 한방울 한방울이 얼마나 고마운지 알아야 할 것”이라고 했다.훈련을 마친 주민들은 “말로만 듣던 배급물을 받아먹게 생겼다”며 “어려움을 이겨내는데 시민 모두 동참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지난해 경주지역의 누적 강수량은 617mm로 평년(1159mm)의 53.3%, 평균 저수율은 49.8%로 평년(81.8%)의 절반 정도다.2월 현재 주요 저수지의 저수율은 덕동댐 40%, 보문지 38.1%, 안강 하곡지 44.4%, 서면 심곡지 32.7% 등 대부분 30~40%에 불과하다.최양식 시장은 “3월 한달간 비다운 비가 내리지 않으면 불가피하게 제한급수를 실시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이어 “덕동댐 등의 저수율이 앞으로 한달 정도 버틸 수 있는 양”이라며 “한방울의 물도 아껴쓰는 지혜가 필요한 때다. 시민 모두 절수운동에 발벗고 나서 달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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