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기 조선불화가 고국의 품에 안겼다. 19세기 조선불화는 알 수 없는 시점에 미국으로 반출됐다가 지난 3월 경매에 나왔다. 대한불교조계종은 경매를 통해 들여온 ‘청도 운문사 칠성도(七星圖)’ 한 점을 13일 오전 서울 종로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공개했다. 이 불화는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이 지난 2월 해외 경매에 나온 우리 문화재를 검색하는 과정에서 존재가 알려졌다.  재단은 출품 사실을 조계종과 운문사에 알렸고, 이 기관들은 함께 매입하는 방안을 검토했다. 조계종과 운문사는 지난달 22일 미국 뉴욕에서 열린 경매에서 불화를 낙찰받았다. 그림은 지난 11일 국내에 들어왔다. 조계종 총무원 문화부장인 종민 스님은 “불화의 보존 상태가 매우 좋다”며 “문화재가 제자리를 찾고 신앙적 가치가 회복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이번에 돌아온 청도 운문사 칠성도에는 그림에 관한 정보가 담긴 화기(畵記)가 남아 있다. 화기에는 불화가 운문사에 봉안됐고, 작자는 19세기 후반 경상도에서 활동한 승려화가 위상(偉相)과 봉전(奉典)이라고 기록돼 있다. 그림의 크기는 가로 74.3㎝, 세로 129.5㎝이며 150년 전인 1868년에 그려진 것으로 추정된다. 조계종 관계자는 “상하 2단 구도로 나눠 위쪽에는 병풍을 배경으로 가부좌한 칠성여래를 배치하고, 하단에는 연꽃대 양옆에 권속을 묘사했다”며 “안정된 구도와 가볍고 화사한 색감이 특징”이라고 말했다. 이어 “불화 위쪽의 주홍색 그림 무늬가 1868년 제작된 운문사 관음전 관음보살도의 무늬와 일치해 당시 불화를 중수할 때 같이 제작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1932년 3월 고시된 조선총독부 관보의 운문사 성보대장에 칠성도가 등재돼 있다”며 “유출 시기와 이유는 특정할 수 없으나, 한국사회 혼란기였던 1950∼1960년대에 사라진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운문사 주지인 진광 스님은 “오늘 운문사로 불화를 모시고 갈 계획”이라며 “칠성각에는 다른 불화가 있어서 바로 봉안하지는 못하고, 추후 봉안식을 개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칠성도는 북두칠성을 비롯한 하늘의 별들을 형상화한 칠성신을 그린 불화로, 18세기 이후에 특히 유행했으며 보통 칠성각에 봉안됐다. 청도 운문사 칠성도는 모두 9폭에 나눠 그려졌고, 이번에 공개된 불화가 그중 한 점이다. 나머지 그림들은 여전히 행방이 묘연한 상태다. 조계종 관계자는 “운문사 칠성도 한 점이 나온 만큼 다른 그림의 소재도 확인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조계종과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은 그동안 협업을 통해 외국에 빠져나갔던 문화재를 환수해 왔다. 2015년 순천 선암사 ‘동악당재인대선사진영’을 시작으로 남양주 석천암 ‘지장시왕도’, 고성 옥천사 ‘나한상’ 등이 두 기관의 노력으로 한국에 돌아왔다. 지건길 국외소재문화재재단 이사장은 “앞으로도 조계종과 유기적으로 협력해 해외에 있는 불교 문화재를 국내로 가져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윤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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