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의 달밤은 여전히 황홀하다 경주의 밤은 낮보다 더 아름답다.  해가 저물어 세상이 어두워지면 경주 문화유산이 새로운 옷으로 갈아입는다.  조명이 하나, 둘 켜지면서 전혀 다른 모습으로 다가오는 것. 낮에는 무질서하게 보이던 월성, 첨성대, 동궁과 월지가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진중하게 다가온다.  동궁과 월지의 건물과 건물 단청이 연못에 반사되어 펼쳐내는 풍경은 한여름 밤에 보는 장관이다. 무엇보다 경주엑스포공원은 나들객이 붐비는최고의 관광지다. 어디 이뿐인가 경주 교촌마을, 경주 최부자집이 있는 교촌마을, 사람들이 북적대는 성동시장, 보문호숫길을 걷다보면 어는새 풍요로워진다. 신라천년의 땅 경주가 5월을 유혹한다. ▣경주엑스포공원 경주의 랜드마크 ‘경주타워’가 위치한 경주세계문화엑스포공원에 대만 단체 관광객들이 몰리고 있다.  (재)문화엑스포는 대만관광객들이 선택한 단체투어 상품을 이용해 경주엑스포공원을 방문한 관람객들이 작년 동기 대비 320%이상 증가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3월 26일부터 4월 29일까지 경주엑스포공원을 찾은 대만관광객은 426명 수준이었으나, 올해 같은 기간에는 1371명이 방문했다.  지난 3월 26일 시작된 ‘경주엑스포공원 2018 시즌오픈’ 이래 하루 평균 40여명의 대만 단체관광객이 매일 방문하고 있는 상황이다.  (재)문화엑스포는 대만 단체관광객 등 외국인 단체를 유치하고 있는 주요 인바운드 여행사를 대상으로 연중 지속적인 홍보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 경주엑스포공원이 포함된 여행상품 이강해 가이드는 “대만 관광객들은 역사 분야에 특히 관심이 많다”며 “석굴암, 불국사 등 경주의 다양한 역사문화유적 뿐 아니라, 황룡사 9층 목탑을 투각한 독특한 모양의 경주타워와 드라마 선덕여왕 전시 등 엑스포공원 콘텐츠들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밝혔다.   경주의 역사문화유적지구 탐방과 더불어 경주엑스포공원이 대만 단체관광객의 경주지역 필수 관람코스로 정착되고 있는 것이다.  대만 타이베이시에서 온 무쯔리(50·여)는 “대만에는 세계문화유산이 없는데 경주는 도시전체가 세계문화유산 같다”며 “한국을 대표하는 역사도시에서 경주타워 같은 멋진 건축물을 보고 기념사진도 찍을 수 있어서 매우 기쁘고, 주변 사람들에게 경주관광을 추천하고 싶다”고 밝혔다.  이두환 (재)문화엑스포 사무처장은 “지난 한 해 5000여명의 대만관광객이 엑스포공원을 방문했으며 현재 추세라면 올해는 1만여명 이상이 찾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대만 관광객 뿐 아니라 미국, 일본, 중국, 동남아시아 등 다양한 해외관광객들이 엑스포공원을 찾고 있기 때문에 외국인들이 좋아할만한 콘텐츠를 개발하는데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동궁과 월지 신라 조경예술의 극치 동궁과 월지? 경주에 이런 곳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이름이 낯설다.  그도 그럴 것이 안압지라는 이름이 더 익숙해서다. 우리가 알고 있는 안압지의 정식 명칭이 동궁과 월지다.  안압지라는 이름은 신라가 멸망하고 화려했던 건물과 연못이 폐허가 되자, 오리와 기러기가 유유히 날아다닌다고 해서 조선의 시인묵객들이 불렀던 것이다.  동궁은 신라의 왕궁인 월성 동쪽에 위치한 궁궐이라는 의미와 태자가 기거하는 궁이라는 의미라는 해석이 있다.  월지는 동궁에 속한 연못 이름이다.  동궁과 월지가 중요한 이유는 신라 조경술의 극치를 보여주기 때문이다.  입구에서 왼편으로는 건물을 두고 돌을 다듬어 석축을 높이 쌓아 직선으로 뻗어 있고, 오른쪽으로는 연못가가 곡선을 이루며 휘어지고 꺾어지며 자연스런 언덕이 이어지도록 했다.  못 안에는 크기가 다른 세 개의 섬을 두었다. 직선과 곡선을 절묘하게 조화시켜 어느 곳에서 보더라도 전체가 보이지 않도록 설계했다. 좁은 연못을 바다처럼 넓게 느껴지도록 조성한 신라인의 뛰어난 조경술을 보여준다. ▣경주 교촌마을 교촌마을은 경주시 교촌길에 향교와 경주교동최씨고택을 중심으로 조선 시대 전통한옥마을을 복원해 조성한 곳이다.  향교가 있어 교촌이라 부르며 한국 고유의 미와 함께 옛 정취를 느끼고 체험할 수 있는 지역이다.  교촌이 유명한 것은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표본인 경주 최부자집의 독특한 경영철학과 가족문화 덕분이다.  1700년경 지어진 최씨고택은 바른 부자의 모습을 보여주며 많은 사람에게 감동을 선사하고 있는 최부자집의 얼이 서린 곳이다.  경주교동최씨고택은 1971년 중요민속자료 제27호로 지정됐다. 최부자집의 전통주인 교동법주는 1986년 중요무형문화재로 지정됐다.  교동법주는 마을 내 민속식당에서 맛볼 수 있고, 이외에 전통찻집과 한식당도 마련돼 있다. 전통문화체험장에서는 유리공예, 토기, 누비, 다도예절 등을 체험할 수 있다.  ▣봄비가 내리는 무릉도원 경주의 봄은 매년 찾아도 언제나 반갑다. 봄마다 피는 꽃이 늘 새롭다. 꽃놀이는 보문호가 일 순위다.  흥겨움 가득한 문화공간이 즐비한 탓이다.  보문호는 경주보문관광단지 개발 계획에 따라 경주시 동쪽 명활성 아래 만들어진 인공호수다.  관광지로 개발했으니 호수를 중심으로 국제 규모의 호텔, 골프장, 토산품점, 쇼핑센터, 놀이동산 등이 들어서 있다.  파란 물결 잔잔한 호수에서 물놀이도 좋고, 스릴 만점의 놀이기구에 몸을 맡겨 세상이 떠나갈 듯 함성을 질러도 좋다.  가장 좋은 건 꽃비 날리는 호숫가 산책로를 걷거나 자전거를 타는 것이다.  봄꽃이 활짝 핀 길이니 봄날의 추억을 쌓기에 부족함이 없다. 꽃구름처럼 황홀한 자태가 바람에 날려 가슴 깊이 스며들면 보문호 산책길은 더욱 빛이 난다. 보문호 단지 중심부에 백팔번뇌를 상징하는 108개의 물받이로 구성된 거대한 물레방아도 인기 높은 사진촬영 장소다. ▣천년 고도 경주의 대표적 시장 새롭게 도약하는 경주의 전통시장있다면 바로 성동시장이다. 성동시장은 1971년 개설된 상가주택건물형의 중형시장으로 300여개의 점포와 30여개의 노점상으로 구성돼 있다.  장이 열리는 날은 매월 2일과 7일이며 평상시에는 상설시장으로 운영된다.  취급 품목으로는 청과류와 야채류, 생선류, 의류와 잡화류 등 생필품을 전반적으로 판매하며 다양한 시장 별미 먹거리들이 입맛을 자극한다. 개설 이래 지역의 대표적인 재래시장으로 자리 잡았으나 대형할인점 등이 들어서면서 침체기를 겪자 경주시는 2005년 사업비 16억 원을 들여 환경개선사업을 했다.  시장 입구에 조형물을 설치하고 하수도와 소방시설, 바닥 등을 정비했다.  284m의 아케이드를 세워 지역 내 문화유산 사진 250여점을 전시하는 등 시장을 찾는 이들에게 편의와 새로운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윤용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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