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6년 영천역사문화박물관은 조선시대(1654년) 영천군에서 간행한 최초 한글본 의서 ‘수민방’을 입수했다. 의서 내용을 해석하고 나서 준비과정으로 대한불교 조계종 용화사(야사동) 내에 ‘수민방연구회’를 만들어 2년 만에 360년 전통을 이은 된장을 만들었고, 현대의 트렌드인 다이어트와 청혈, 건강전반에 도움이 되는 ‘영천장수환’이라는 제품을 완성했다. 의서로는 처음으로 영천만이 가진 한방문화 원형인 ‘수민방’ 과 ‘영천 수민방’ 2개의 상표권등록을 마치는데 2년여 시간이 걸려 마침내 영천의 대표 한방브랜드화를 위한 첫걸음을 내딛었다.  ‘수민방(壽民方)’은 조선 1654년 굶주리고 병든 백성을 살리고자 영천군수 이구가 재직하던 당시 발간한 생활식품서인 ‘구황촬요’와 효종 4년(1653년) 임금의 어의 안경창이 황해도에 전염병이 돌았을 때 어명으로 편찬한 ‘벽온방’을 활용, 영천 지역의 실정에 맞게 ‘벽온신방’을 새롭게 개편해 누구나 쉽게 치료할 수 있도록 단방으로 구성된 영천의 대표적 의서이다.  ‘수민방(壽民方)’의 서명에서 나타나듯이 ‘백성의 목숨을 지켜주는 방법’으로 다이어트식품과 건강식품을 20종류 이상 수록하고 있다. 식품 가운데 특별히 눈에 띄는 것으로 조선시대 영천의 특산물인 콩(대두)과 도라지와 더덕을 이용한 영천만의 된장과 간장제조법도 볼 수 있다. 이 전통장은 대한불교조계종 용화사(영천 야사동 소재)에서 50년간 사찰음식을 만들어온 전문가인 서복수(여·83)여사에 의해 재현돼 이미 사찰에서 이용하고 있다. 또한 ‘환이나 죽을 끓여서 먹으면 장수할 수 있다‘는 처방으로 적혀진 내용은 영천역사문화박물관 부설 ‘수민방’ 연구회 지봉스님에 의해 360여년의 전통을 이은 ‘영천 장수환’이란 이름으로 법제돼 주변인들에게 활발하게 홍보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이러한 활동은 2017년 영천농업기술센터에서 경주동국대학교 박물관에 의뢰해 조사한 ‘수민방’에 대한 가치평가 보고회에서 서울 동국대 한의과대학 교수 김재은,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의사학과 이경록 교수를 통해 밝혀진 내용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것이어서 더욱 주목된다. 영천역사문화박물관 지봉스님은 “현재 연구하고 있는 제품은 오염된 공기를 통해 전염성이 강한 감기 혹은 여러 병에 도움이 되는 약재를 넣은 향낭(약초주머니)과 조선시대의 영천 향토음식인 된장, 영천장수환, 누릅나무 떡 등을 개발해 올해 한약과일 축제에서 선보일 계획을 가지고 있다”라고 밝혔다. 수민방을 입수하기 이전 2010년에는 영천 화북지역에 ‘오천 정씨’ 집안에서 비전으로 내려오는 한의처방책을 찾아내어 소장중이다. 또 2017년 8월 ‘한방체조’와 ‘한방호흡법’ 그리고 한방에서 몸과 마음을 어떻게 수련해야 장수할 수 있는지에 대한 기록이 실려 있는 ‘마음의 다스림을 통해 몸을 건강하게 하는 양생법’이 실려있는 영천에서 간행한 한방 최고의 고서를 더 찾아내어 연구 중이다.  영천은 고려시대 임금의 주치의인 이탄지가 태어난 곳으로 금석문의 기록에 의하면 그가 이 지역에서 어릴 때부터 의술을 배웠다고 한다. 이처럼 영천의 한방관련 기록은 고려시대로 거슬러 올라갈 수 있는 근거를 확보했고 문헌적 기록으로는 1600년대 초반에 두 권의 의서가 간행될 만큼 한방산업을 끌어갈 인프라가 조선시대부터 잘 구축돼 있다고 볼 수 있다. 이 두 권의 의서는 현재 완공을 눈앞에 두고 있는 동의참누리원을 채워 갈 한방문화 컨텐츠에 빠져서는 안 될 귀한 자산이다.  최은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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