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역 중소기업이 죽을 맛이다.근로 시간 단축을 넘어 최저 임금까지 덮치고 있기 때문이다.달서구 성서산업단지(이하 성서산단)에서 20년째 업소용 주방가전 제품을 생산하는 A사. 한때 ‘강소기업’에 선정될 만큼 유망하던 A사는 올해 최저임금 인상에다 야근수당까지 추가 지급해야 하면서 생산량을 줄였다. 박모(58) 전무는 “이대로 가다가는 올해 매출이 지난해보다 20~30% 줄어들 수도 있다”고 말했다. 북구 제3산업단지공단에 있는 급식업체 B사는 상황이 더 심각하다. 오는 7월 1일부터 주 52시간으로 근로시간이 단축된다. 영세업으로 분류되는 급식업은 자동화에 한계가 있어 인력을 추가로 뽑으면 비용부담은 늘어날 수밖에 없다. 정모(61) 대표는 “급식업은 인력 구하기가 어려운데 근로시간까지 줄여놓으면 생산 자체가 어렵다”고 토로했다. 올해 들어 최저임금이 인상된데다 주 52시간 근로시간 단축 시행까지 한 달 남짓 앞으로 다가오면서 대구지역 중소기업의 한숨이 깊어가고 있다. 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면서 공장가동률이 낮아지는 와중에 인건비 부담까지 늘어 산업 현장에서는 “대책이 없다”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30일 대구 성서산업단지관리공단 등에 따르면 산단 전체 가동률은 2011-2014년 5~76%를 기록했지만 올해 1분기 71%대까지 떨어졌다.  지난해 1분기 생산액은 4조2099억 원을 기록했지만 올해는 3조8266억 원으로 9.1%나 줄었다. 근로자도 5만6971명에서 5만5107명으로 3.2% 감소했다. 성서산단 관계자는 "최저임금 인상 등 인건비 상승으로 생산성 감소와 함께 원자재 가격 상승, 제품 단가 하락 등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하반기 경기가 더 나빠질 것이라는 관측이 주류를 이루면서 매물로 나온 공장도 좀처럼 팔리지 않고 있다. 성서산단 내 업체 중 5%가량이 매물 목록에 이름이 올라 있는 상태이지만 거래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김용원 대구대 경제학과 교수는 "최저임금의 가파른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 등 여파로 기업 경영환경이 더욱 어려워져 이들이 가동률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면서"제도적인 보완과 조율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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