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학비는커녕 생활비도 못 보태 마이너스 통장을 생활하고 있어요. 딱 죽을 맛이라니까요”남편의 외벌이 부담을 줄이기 위해 6년 전부터 건물청소를 한 김정순(52·여) 씨는 올해 초 직장에서 정리해고 당했다. 고등학생과 대학생 남매를 둔 김 씨는 3개월 내로 재취업하겠다고 가족에게 큰소리를 쳤지만 현실은 쉽지 않았다. 김 씨는 “단순노무직 면접을 봐도 나이가 많다고 뽑아주질 않는다”면서 “돈 들어갈 곳은 한두 군데가 아닌데 걱정이 태산 같다”고 했다. 김 씨의 일과 중 하나는 다른 구직자보다 먼저 집을 나서 구인·구직신문을 모으는 것이다. 이마저도 늦게 일어나는 날에는 공치기 일쑤라고 했다.대구·경북 지역의 민생경제에 적신호가 켜졌다. 일자리는 줄고 기존 인력을 내보내는 곳은 늘었기 때문이다.19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8년 5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대구의 고용률은 58.7%로 전년인 59.3%보다 0.6%P 감소했다.경북의 지난달 고용률은 62.3%로 전년 63.8%와 비교해 1.5%P 줄었다. 대구·경북의 고용률은 올해 들어 꾸준히 감소세다.반면 실업률은 다달이 오름세다. 대구의 지난달 실업률은 5.3%로 전년 3.6% 대비 1.7%P 늘었다. 경북의 실업률 역시 4.4%로 전년 동기인 2.3%와 비교해 2.1%P 증가했다. 전국 평균 실업률인 4.0%를 웃도는 수치다.고용 쇼크가 심화한 원인 중 하나로는 최저임금 상승이 꼽힌다. 대구 남구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장모(61) 씨는 인건비 부담에 손님이 몰리는 점심시간에만 종업원을 쓰고 있다.  장 씨는 “김영란법이 처음 시행될 때보다 장사는 더 안 되는데 최저임금은 올라 빚만 늘고 있다”면서 “주말에는 가족을 동원해 번갈아 가며 가게를 지키고 있다”고 했다. 대구 중구는 치솟은 최저임금과 높은 임대료를 버티다 못해 폐점한 매장이 허다했다. 문은 잠긴 매장 유리창에는 `임대문의`가 써 붙어져 있었다. 윤모(32) 씨는 “인건비 감당이 안 돼 아르바이트생도 자르고 혼자 새벽까지 일하고 있다”면서 “스포츠용품을 팔던 옆 가게는 이주 전에 방을 빼고 나갔다”며 한숨을 쉬었다.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