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폭탄’과 함께 수마(水魔)가 할퀴고 간 자리에는 참혹했다.집중호우 속 화물차에 날아든 돌덩이에 60대가 숨졌다.호우경보와 주의보가 번갈아가며 발령된 경북 전역에는 게릴라성 집중호우로 인명피해와 제방 붕괴, 농경지침수 등 피해가 속출, 물난리를 겪고있다.제7호 태풍 ‘쁘라삐룬’이 북상해 경북 남부내륙에 태풍특보가 내려졌다.대구기상지청은 3일 낮 12시를 기해 청도·경주·포항·경산에 태풍주의보를 발령했다.오후 3시에는 태풍주의보가 내려진 지역을 제외한 대구와 경북 등 20개 시·군에 강풍주의보를 내렸다.쁘라삐룬은 이날 낮 12시를 기준으로 서귀포 동남동쪽 약 190㎞ 부근 해상에서 북북동 방향으로 이동 중이다.기상청은 4일까지 대구·경북지역에 50-100㎜의 비가 더 내릴 것이라고 예보했다. ▣물폭탄 60대 숨져2일 오전 9시25분께 봉화군 소천면 국도 31호선(봉화∼강원 태백)에서 무게 4㎏가량 낙석(20㎝x15㎝)이 이동 중이던 차 조수석 유리창을 뚫고 들어왔다.이 사고로 조수석에 타고 있던 A(61) 씨가 크게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경찰에 따르면 낙석은 사고 지점 주변 절개지 위쪽 20m 부근에서 굴러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봉화 석포제련소 설비 작업을 위해 이동 중이던 사고 차 운전자는 경찰 조사에서 “사고 지점에서 바위 파편들이 떨어졌다”며 “낙석이 조수석 창문을 뚫고 들어와 A 씨 가슴에 부딪쳤다”고 말했다.봉화군에 따르면 2일 0시부터 오후 5시까지 봉화에는 81.2㎜가량 비가 내렸다.경찰은 비로 절개지 면이 약해져 돌이 굴러떨어졌을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청도 58번 국도 토사 쏟아져 청도 58번 국도 토사 쏟아져 한때 교통이 통제됐다.3일 새벽 2시께 청도군 매전면 58번 국도 주변 산비탈 하단부에 설치된 태양광발전시설 일부와 나무, 토사 등이 왕복 2차로 도로 10여m 구간에 쏟아지는 사고가 났다.다행이 인명피해는 없었다. 하지만 사고로 통행이 통제됐다가 새벽 4시부터 재개됐다.청도군에 따르면 전날부터 청도 일대에 61㎜가량 비가 내렸다. 사고가 발생한 태양광발전시설 부지는 민간 소유로 규모는 2.8㏊ 정도다. 군 관계자는 “비가 많이 와 산비탈이 약해져 사고가 난 것으로 본다”며 “오전 중에 수습 작업을 마무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학교 수업 단축제7호 태풍 쁘라삐룬(PRAPIROON·태국어로 ‘비의 신’이란 뜻)이 북상함에 따라 경북 포항과 경주지역 학교 6곳이 단축수업을 했다.경북교육청에 따르면 포항지역 초등학교 1곳, 중등학교 1곳, 고등학교 3곳과 경주지역 중등학교 1곳이 이날 단축 수업했다.송도초등학교는 오후 1시까지만 수업하고 학생을 집으로 돌려보냈다.포항중학교는 과목당 5분씩 수업시간을 줄여 오후 3시 40분에 수업을 마친다. 원래는 오후 4시 10분까지 수업이다.포항 두호·장성고는 오후 5시 전후까지 수업하던 것을 오후 4시까지만 수업하고,유성여자고는 오후 4시 30분 하교시키기로 했다.경주여자중학교는 오후 2시 30분 수업을 마쳤다. 집중호우 등으로 도내 학교 피해는 현재까지 없다. ▣경북 피해 속출태풍 ‘쁘라삐룬’으로 경북 4개 지역서 농작물 피해가 속출했다.집중 호우로 경북 곳곳에서 농경지 침수, 토사 유출 등 피해가 잇따른 것으로 집계됐다.3일 경북도와 대구기상지청에 따르면 지난 2일부터 이날 오후 5시까지 영양(수비)에 117.5㎜ 비가 내린 것을 비롯해 봉화 산간 117㎜, 안동(하회) 112㎜, 영주 75.5㎜ 등 누적 강우량을 기록했다.이번 폭우로 안동, 영주, 의성, 청송, 성주 5개 시·군에서 논과 밭 31.9㏊가 물에 잠겨 벼, 양배추, 참외 등 농작물에 피해가 났다.성주군에서는 한개마을회관의 주차장 석축이 붕괴됐고, 성주 성밖숲 왕버들(천연기념물 403호) 일부가 부러지거나 넘어졌다.안동에서는 북후면 신전리 세천 석축 일부가 유실, 봉화에서는 차량침수 신고가 1건 접수됐다.경북도는 태풍 북상에 따른 현장대응 점검회의를 열고 동해안 일대 어선 3400여척의 피항을 지시하고 지난달 개장한 동해안 6개 해수욕장을 임시 폐장했다.3일 오전 11시까지 강수량은 영주 161.2㎜, 예천 143.6㎜, 성주 138.3㎜, 안동 135㎜, 의성 133.8㎜, 구미 130.5㎜ 등을 기록했다.영주시 문수면과 예천군 효자면·의성군 구천면에는 각각 198.5㎜와 198㎜의 물폭탄이 쏟아져 피해가 클 것으로 보인다.태풍 ‘쁘라삐룬’은 3일 낮 12시 현재 서귀포 남동쪽 190㎞ 부근 해상에서 북북동진 중이며 중심기압은 975hpa, 최대풍속은 32㎧다.조윤행·김용구·박재성·김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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