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악의 폭염이 한반도를 뒤흔들고 있다.기상청은 상상을 초월하는 폭염은 한반도 상공을 뒤덮은 뜨거운 고기압과 산맥을 타고 넘어오는 동풍, 푄 현상이 원인이라고 지적했다.한반도 상공을 장악한 고기압들이 마치 솥뚜껑을 씌워 놓은 듯 열기가 빠지지 못하게 가둬두고 있다.경북은 21일째 살인폭염이 지속되고 있고, 포항은 아침 최저기온이 25도 아래로 떨어지지 않는 열대야 현상이 19일째다.폭염 장기화로 전국적으로 열사병과 탈진 등 온열질환자가 2000명을 넘어섰다.지난달 31일 현재 사망자도 27명으로 2011년 관련 통계 집계 이후 가장 많았다. 이 뿐아니다. 가축 280만 마리가 떼죽음을 당했다.살인폭염은 농작물도 타들어가게 만들었다.농민들은 물과의 전쟁에 들어갔고, 일선 지자체도 폭염대책 마련에 분주하다. ▣경북 폭염 7명 숨져폭염의 기세가 더욱 맹위를 떨치고 있다.경북에 21일째 폭염특보가 이어져 가축 폐사가 지난해보다 4배 이상 늘어나는 등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지난달 31일 오후 3시 현재 폭염에 따른 온열 질환자는 210명이다.폭염으로 7명이 숨졌다. 김천·안동·문경에서 각 2명, 구미서 1명이 숨졌다. 179명은 퇴원했으나 24명은 병원서 치료중이다.올해 발생한 온열 질환자는 지난해 전체 106명(사망 5명 포함)의 2배에 이른다.2016년에는 137명(4명 사망), 2015년에는 79명(1명)의 환자가 발생했다.예전에는 온열 질환이 대부분 고령층에서 나타났으나 올해는 연령대를 가리지 않는다.환자 209명 가운데 60대 이상이 85명으로 가장 많지만 30∼50대도 106명이나 된다. 20대 이하는 18명이다. ▣가축 35만여 마리 폐사살인폭염은 가축까지 떼죽음으로 몰아넣었다.전국 각지에서 가축 폐사·농작물 피해가 속출했다이달 중순부터 폭염이 본격 이어지면서 가축 폐사와 농작물 피해가 전국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다. 현재까지 신고접수된 전국 가축 폐사는 농림축산식품부가 발표한 지난달 30일 오전 9시 현재 278만6129마리로 집계됐다. 경북의 가축 피해는 지난해 여름 전체 폐사의 4배를 넘어섰다.도내 23개 시·군 가운데 울릉과 영양을 제외한 21개 시·군에서 닭 34만7000여 마리와 돼지 3900여 마리 등 35만여 마리가 폐사했다.지역별로는 △상주 6만3132마리 △경주 4만8780마리 △의성 3만6567마리 △김천 3만3175마리 △안동 3만1252마리 △군위 2만7110마리 △문경 2만3137마리 △영주 2만1060마리 △칠곡 2만257마리 △영천 1만4140마리 △봉화 1만50마리 △고령 6282마리 △예천 5645마리 △경산 3507마리 △청송 3000마리 △포항 2508마리 △성주 1160마리 △청도 70마리 △구미 40마리 △영덕 31마리 △울진 20마리 순이다.영양과 울릉에서는 아직 피해 사례가 없다.2015년 폭염 관련 가축 피해는 12만9500여 마리, 2016년 18만7400여 마리, 2017년은 8만4100여 마리보다 크게 늘었다. ▣농작물 빠짝 말랐다농작물도 말라 시들고 과수 열매가 강렬한 햇볕에 장기간 노출돼 색이 변하고 썩는 일소현상이 확산되고 있다.상주·안동 등 농작물 주산지를 중심으로 도내 14개 시·군 243㏊에서 피해가 났다.고추 시듦 현상이 63.7㏊로 가장 많고 포도 피해도 33.7㏊에 이른다.지난달 26일 하루 만에 피해면적이 160㏊(48만4000평)에 이른다. 과수의 햇볕 데임 현상 피해가 큰 것으로 조사됐다. 지역별로는 △안동 147㏊ △상주 49.1㏊ △영주 16㏊ △영덕 10㏊ △영천 5.8㏊ △김천 4.8㏊ △봉화 4.5㏊ △경주 2.0㏊ △청도 1.7㏊ △예천 0.9㏊ △구미 0.6㏊ △경산 0.3㏊로 나타났다.다행히 도내 양식 어류는 아직 피해가 없다.동해안 표층 수온이 계속 높아지자 수산 당국과 어민들도 피해예방에 안간힘을 쓰며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도내 양식장은 모두 163곳으로 강도다리, 전복, 넙치, 돔류 등 2400만 마리를 키우고 있다.지난해 경북에서는 28도가 넘는 고수온으로 강도다리, 전복 등 64만5000 마리가 폐사해 5억7000만원 가량 피해가 났다. ▣경북 동해안 폭염 다시 강화동풍이 불어 불볕더위가 잠시 주춤했던 경북 동해안지역에 다시 폭염특보가 강화됐다.대구기상지청은 지난달 31일 오전 11시를 기해 경주, 청송에 내려진 폭염주의보를 폭염경보로 대치 발령하고 영덕과 울진, 북동 산지에는 폭염주의보를 내렸다.폭염특보 지역은 울릉·독도를 제외한 대구·경북 전역으로 다시 확대됐다.동해안 지역의 이날 낮 최고기온은 33-35도로 예상된다.또 21일째 폭염경보가 계속되고 있는 대구와 경북 내륙지역은 낮 기온이 36-37도를 오르내려 가마솥 더위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대구기상지청은 “낮 최고기온이 평년보다 6~8도 높은 무더위와 밤 사이 열대야가 이어지겠다”고 예보했다. 낮 최고기온은 의성·상주 37도, 대구·문경 36도, 청도·봉화·영양 34도, 울진·독도 29도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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