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으로 연일 닭의 폐사가 잇따르고 있으나 정작 양계업계는 ‘느긋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왜일까.8일 경북도에 따르면 폭염으로 지난 7일까지 폐사한 도내 가금류는 49만5000여마리. 2014년 조류인플루엔자(AI)로 매몰처리한 53만2000여 마리를 육박하고 있다. 이처럼 폐사한 규모만 보면 올해 폭염은 재난수준에 이르렀지만 양계업계의 시각은 다르다. 이번 폭염을 ‘자연에 의한 적절한 구조조정’으로 보기때문이다.양계업계는 전국의 적정규모 닭 사육 마릿수는 6800만 마리 정도로 보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 AI파동으로 3000여만 마리가 도태된 이후 계란값이 폭등하자 산란계 입식이 크게 늘어 지금은 700만 마리 정도가 과잉 입식된 상태다.이에 따라 적정 마릿수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어차피 700만 마리 정도가 도태돼야 할 처지다. 양계농들의 자율적 구조조정이 힘든 차에 폭염이 그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폐사하는 대부분의 닭은 30~40년이 지난 노후 계사에서 나오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폭염은 계사 현대화를 촉진시키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봉화군의 W농장은 10만 마리의 닭을 키우고 있다. 이 농장은 3년 전 120억원을 들여 계사에 이른바 ‘스마트 축산 ICT’ 시설을 갖추고 닭도 방사하는 ‘동물복지 농장’이다. 계사는 자동으로 온도와 습도가 조절되고 송풍기가 없어도 저절로 환기가 이뤄진다. 이곳의 달걀은 1개에 600원 정도로 일반 농장보다 5배 정도 비싸게 팔린다. 물론 이번 폭염에 폐사한 닭이 없다.영주시의 G농장은 30만 마리를 키우는 기업농이다. 이곳은 닭을 방사하지 않고 케이지에서 키우는 ‘밀식사육’을 하고 있다. 그런데도 이번 폭염에 끄떡 없다. 이곳 역시 ‘스마트 축산 ICT’ 시설을 갖춘 덕분이다.이처럼 이번 폭염에 따른 구조조정으로 폭락한 달걀 값은 한 달 전 개당(특란 기준) 100원 정도에서 지금은 121원 수준으로 올라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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