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폭탄이 영덕지역을 초토화 시켰다.피해액도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수해민들은 물공포 불안감이 가시질 않고있다.영덕군은 내습한 제25호 태풍 콩레이의 영향으로 지난 5, 6일까지 이틀간 평균 311.5㎜폭우가 내려 1명이 사망하고 주택 1300여채가 침수됐다.태풍 ‘콩레이’가 휩쓸고 간 지 일주일이 지난 13일 영덕군 강구시장 일대는 북적여야할 장날이지만 손님을 찾기 어려울 정도로 스산했다. 7000여명 자원봉사자들 덕분에 골목 곳곳을 가득 메웠던 버려진 가전제품과 집기들은 하나 둘씩 자취를 감췄지만 주민들은 당장 연말 생계걱정으로 우울하다.한편에선 쓸 만한 가재도구를 골라내 설거지를 하고 옷과 이불을 빨아 건조하느라 분주한 모습이다.  침수 당시 방충망을 뜯고 탈출하던 급박한 순간을 놀라울 정도로 차분하게 들려줬던 김영애(61·여)씨는 피해규모를 묻는 말에 눈동자가 흐려졌다. 침수로 장판과 벽지를 뜯어낸 김씨의 집은 세간을 다 들어내 버려 현재 텅 비어 있기 때문이다. 의류장사를 하는 김석출 할머니(82·여)는 이번 태풍 침수피해로 수백만원의 옷과 이불을 다 잃었다. 보일러 교체에 80만원이 들었다는 손후규 할머니(69·여)는 남편과 무너진 담장을 수리하다 무료급식 방송을 듣고 교회 급식소로 급히 걸어 가고 있었다. 강구면 주민들은 이 같이 삶의 터전을 엄습한 흙탕물에 놀란 마음과 깡그리 길가에 버려진 세간살이에 속절없이 무너졌던 마음들을 피해복구로 조금은 추슬렸지만 앞으로 생계걱정으로 마음이 무겁다. 앞날을 가늠해 보면 한치 앞이 보이지 않는다. 어두운 밤, 몸을 누이면 흙탕물은 사라졌지만 절망이 엄습한다. 냉장고, 세탁기, 장롱 같은 살림살이, 상가영업에 필요한 상품과 집기 비용은 수백에서 수천만원이, 공장설비와 원자재, 대형마트의 상품, 어선의 경우 수억원이 들어갔지만 모두 태풍피해로 무용지물이 됐기 때문이다. 현재 법적으로 피해주민에게 지급 가능한 재난지원금은 가구당 최대 100만원이 고작이다. 각종 세제혜택은 영덕군이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돼야 가능하다.하지만 이를 다 합쳐도 태풍피해 이전 수준의 일상생활에 복귀하기엔 턱없이 부족하다. 피해주민은 금융기관에서 대출을 받거나 주변에서 빚을 내야하는 상황에 처했다.  전 국민의 관심과 도움이 절실하고 무엇보다 정부의 관심이 필요하지만 국가는 잇단 사건사고 등에 휘둘려 아무런 관심도 없다. 영덕은 현재 불가항력적인 자연재난으로 삶의 터전을 송두리째 잃어버렸지만 하소연할 데 조차 없어 벙어리 냉가슴 앓듯 전전긍긍하며 신세한탄을 하고 있다.영덕군은 자체적으로 피해주민 생계에 어떻게든 도움을 주기 위해 성금모금 홍보에 집중하고 있지만 성금규모는 12여억원에 그쳐 기대치에 휠씬 미치지 못하고 있다.15일 오후 기준 영덕군 공공시설 응급복구율은 90%. 침수피해가 집중된 시가지와 주택 등의 외관은 제 모습을 찾아가고 있지만 서민들의 일상은 다시 되돌릴 수 없을 정도로 복구 불가능한 상태로 내몰리고 있다.영덕군 강구면 한 주민(66·여)은 “앞으로 살아갈 걱정과 근심으로 마음이 시커멓게 타 들어가고 있다”며 “형편이 너무 힘들어 구걸이라도 하고 싶지만 전 국민의 관심이 멀어져 이마저도 기댈 수 없어 한밤을 엎치락뒤치락 걱정으로 지새고 있다”며 전국민의 관심과 지원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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