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당국이 내년에 국·공립유치원 1000학급을 신설하겠다고 밝히면서 교사 수급 문제가 다급해졌다. 교육부는 정규교사들을 중심으로 충원이 이뤄질 것이라는 입장이지만 현실적으로는 기간제 교사를 충원하는 형태가 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4일 교육부에 따르면 내년 3월 개원할 공립유치원 500개 학급에 대한 교사는 이미 확보된 상태다. 내년도 신규 유치원 임용고시에서 1018명의 정규교사를 선발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같은 해 9월 추가 개원하는 500학급에 대한 교사 정원은 내년 초에나 대략적인 규모가 나올 예정이다.우선 행정안전부와의 협의를 통해 정규교사 정원을 확정받아야 한다. 정규교사는 정년이 보장되고 호봉제로 운영되기 때문에 예산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즉 필요한 공립유치원 교사를 모두 정규교사로 선발한다고 단언할 수는 없다는 얘기다. 기간제 교사 충원 형태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김성천 한국교원대 교육정책전문대학원 교수는 “사립유치원과 어린이집 교사가 처우가 좋은 국·공립유치원으로 쏠릴 것”이라며 “기간제 교사라고 해서 질이 떨어진다고 보기 어렵다. 원장과 원감의 리더십이 잘 발현된다면 양질의 교육 수준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현 제도에 따르면 사립유치원 교사의 경우 유치원 교사 자격증은 갖고 있지만, 임용고시를 통과하지 않으면 국·공립유치원 정규교사로 일할 수 없다. 대신 기간제 교사로 고용될 수 있다. 어린이집 교사는 유치원 교사 자격증 없이 보육교사 자격증만 갖고 있을 경우 방과후과정 강사만 맡을 수 있다.최충옥 경기대 명예교수(전 교육대학원장)는 최근 정부가 국·공립유치원 확대 방안 중 하나로 밝힌 ‘협동조합형 유치원’과 관련해 유치원 교사 풀(pool)을 구성할 경우 교사수급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협동조합형 유치원은 학부모들이 직접 협동조합을 결성해 유치원 공간을 빌리고 유치원 교사와 원장을 고용하는 등 직접 운영에 참여하는 형태다. 정부는 최근 정부와 공공시설 공간을 임대해 이런 형태의 공립유치원을 늘리겠다는 구상을 밝힌 바 있다.그러나 학부모들은 유아교육 전문가라고 보기 어렵고 실제 설립 절차를 밟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최 명예교수가 주장하는 것도 학부모들의 어려움을 경감하기 위해 ‘유치원 교사 단체’를 비영리단체나 법인 형태로 구축해 학부모들과의 협력을 촉진하기 위한 방안이다.최 명예교수는 “협동조합형 유치원은 학부모가 전문성이 낮고 전념할 수 없기 때문에 단기간에 늘어나기 어려울 수 있다”며 “전문성을 갖춘 교사 단체를 꾸려 직접 협력한다면 학부모는 운영에 참여하면서도 믿고 맡길 수 있고, 자연스럽게 협동조합형 유치원이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시도별로 공립유치원 신·증설 설립계획과 함께 필요한 교사 정원 수요조사가 이뤄지면 행안부와 협의를 통해 가능한 많은 국·공립 정규교사 정원을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정원이 확정되는 시기는 내년 초로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