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서울 아현지사 화재가 대규모 통신마비로 이어지면서 대구 등 지역에 설치한 ‘통신국사’의 화재 방재 및 관리실태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전문가들은 만약 지방 대도시의 주요 통신국사에서 불이 날 경우 도심 전체의 통신이 마비될 가능성이 크다며 우려하고 있다.통신국사는 각종 회선을 정보통신망 기간시설인 혜화·구로지사 등에 연결하는 중간지점을 말한다. 4일 대구시와 KT 등에 따르면 대구에 설치한 전체 통신 시설은 30곳에 달한다. 정부는 전국망에 영향을 미치는 정도에 따라 통신 시설을 등급별로 분류하는데 대구는 A급 시설이 단 1곳에 불과하고 B급 시설도 5곳뿐이다. 서울 KT 아현지사와 같은 화재에 취약한 D급으로 분류한 통신 시설이 대부분으로 24곳에 이른다. 통신사별로는 KT 16곳, LG유플러스 2곳, 기타(티브로드·CJ헬로) 6곳의 D급 시설을 각각 보유 중이다. 그러나 소방당국의 정기적 점검을 받는 통신 시설은 9곳에 그쳐 화재 위험성이 매우 높다. 대구시소방안전본부 관계자는 “현행 소방법상 통신사업용 지하구가 500m 이상인 경우에만 관리대상에 포함된다”면서 “나머지 시설은 화재 위험에 대비하라고 권고하고 있다”고 말했다.앞서 1994년 11월 남대구 전신전화국 앞 지하통신구에서도 원인을 알 수 없는 불이 나 유무선 전화와 금융통신망이 마비된 적이 있다. KT 관계자는 “A~C등급 통신국사는 통신구가 이원화돼 백업할 수 있지만 D등급은 단선 체계여서 백업이 안 돼 복구에도 많은 시간이 걸린다”고 설명했다. D등급으로 분류한 통신국사 중 하나에 불이 날 경우 통신 마비나 복구 장기화 등 피해가 재현될 수밖에 없는 이유다. 대구지역은 지하에 각종 케이블이 얽히고설켜 위험성이 더 높은 만큼 등급 재조정을 통해 정부의 관리·감독을 더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최영상 대구보건대 소방안전관리과 교수는 “정부는 지방자치단체와 협조해 지방에 있는 통신 시설 등급을 재분류하고 사후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구시 관계자는 “서울의 경우 각종 케이블 매설 현황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지하 지도를 만들었다”며 “지역 통신 시설에서도 언제든 화재가 발생할 수 있는 만큼 대구소방안전본부와 함께 철저한 현황을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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