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사 분담에 대한 인식이 크게 개선된 것과 대조적으로 실제 가사를 공평하게 나누는 가구는 많지 않았다. 맞벌이 가구에서 남편과 부인의 주당 근로시간 차이는 약 6시간이었지만 여전히 70%가 넘는 가구에서 부인이 가사를 주도하고 있었다.통계청이 14일 발표한 `2018 일·가정 양립 지표`를 보면 올해 가사를 공평하게 분담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전체의 59.1%로 1년 전(53.5)에 비해 늘었다. 2008년 32.4%에 그쳤던 이 비율은 2012년 45.3%, 2016년 53.5%를 거쳐 60%에 다다랐다.이와 함께 가사를 부인이 주도해야 한다는 인식도 크게 줄었다. 가사 분담과 관련해 `부인 주도`라 답한 비율은 올해 38.4%로 1년 전(43.8%)보다 감소했다. 이 비율은 2008년엔 66.5%에 달했었다. 다만 가사 분담 실태를 보면 여전히 부인이 주도하고 있는 경우가 많았다. 남편의 76.2%, 부인의 77.7%가 가사를 부인이 주도하고 있다고 답했다. `부인이 전적으로 책임지고 있다`고 답한 비율은 남편(21.9%)보다 부인(26.9%)가 많았지만 `부인이 주로 하지만, 남편도 분담하고 있다`고 답한 비율은 남편(54.3%)이 부인(50.8%)보다 많았다.실제 가사를 공평하게 분담하고 있다고 답한 비율은 남편이 20.2%, 부인이 19.5%에 불과했다. `남편이 주도하고 있다`고 답한 비율은 남편이 3.7%, 부인이 2.8%에 그쳤다.이재원 통계청 사회통계기획과장은 "공평하게 해야 된다는 인식은 늘고 있지만, 실제 분담 비율은 여전히 낮다"며 "남편과 부인 간 인식 차이도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거의 100%에 가까운 부인들이 △식사 및 요리 준비(99.7%) △설거지(99.7%) △세탁(99.5%) △시장 보기 및 쇼핑(99.3%) △집 안 청소(99.5%) 등 모든 가사 노동을 하고 있다고 답했다. 그러나 남편은 각각에 대해 하고 있다고 답한 비율이 △52.7% △60.9% △49.1% △69.5% △69.8%였다. 동시에 `전혀 하지 않는다`고 답한 비율은 각각 △47.3% △39.0% △51.0% △30.4% △30.1%로 나타났다.맞벌이 가구의 비율은 1년 전보다 줄었다. 지난해 10월 기준 배우자가 있는 가구(1222만4000가구) 중 맞벌이 가구는 545만6000가구로 전체의 44.6%를 차지했다. 전년(45.5%)보다는 0.9%p 감소했다. 맞벌이 가구 비율은 30대를 제외한 모든 연령대에서 1년 전보다 줄었다.자녀가 있을 경우 맞벌이 가구 비율은 더 높았다. 18세 미만 자녀를 둔 가구 총 453만7000가구 중 맞벌이 가구는 220만7000가구로 48.6%를 차지했다. 1년 전(48.4%)보다는 0.2%p 증가했다. 맞벌이 가구 비율은 6세 이하의 미취학 아동을 둔 경우 41.6%로 가장 낮았다. 자녀가 초·중학생 연령이면 비율은 더 늘어난다. 자녀의 나이가 7-12세일 경우엔 51.3%, 13-17세일 경우엔 58.1%로 모두 절반을 넘었다.다만 자녀 수가 많을수록 맞벌이 비율은 낮아졌다. 자녀가 3명 이상일 때 43.3%, 2명일 때 48.8%, 1명일 때 49.4%로 각각 나타났다.맞벌이 가구의 근로시간을 보면 남자가 여자보다 많았다. 지난해 10월 기준 맞벌이 가구의 주당 평균 근로시간은 남자가 46.3시간, 여자가 40.3시간으로 6시간 차이가 났다. 한편 맞벌이 부부가 아이를 함께 돌볼 수 있는 여력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2월 말 기준 직장 내 보육 시설 설치 의무가 있는 사업장 1253곳 중 1086곳(86.7%)이 해당 의무를 이행했다. 보육 시설 설치 의무는 상시 여성 근로자 300명 이상 또는 상시 근로자 500명 이상을 고용하고 있는 사업장에 부여된다.보육 시설이 설치된 사업장의 비율은 계속해서 증가해 왔으며 통계 작성 이래 최고 수준이다. 2006년 이 비율은 47.1%에 불과했었다. 직접 설치한 비율이 67.0%, 위탁한 비율이 19.7%였다. 미이행하고 있는 사업장 비율은 2006년 52.9%에서 지난해 13.3%까지 감소했다. 장소 확보가 어렵거나(30.7%) 보육 대상이 부족한 것(18.7%)이 그 이유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