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측과 학생, 교수협의회가 공동으로 대립하는 등 심각한 학내분규가 벌어지고 있는 대구예술대학교(칠곡군 가산면 다부리)에서 한 교수가 극단적인 선택을 해 파장이 커지고 있다. 칠곡경찰서 등에 따르면 이 학교 시각디자인학과 A(56)교수는 지난 22일 오후 8시께 대학 건물 3층 복도에서 숨진 채  동료 교수에게 발견됐다. A교수는 A4 용지 3장 분량의 유서를 통해 ‘학교측이 민원인도 없는 투서를 근거로 검찰조사를 받게 했다’며 ‘조사내용이 터무니없고 근거도 없어 무혐의가 나올 것으로 보지만 근거도 없이 검찰조사를 받게 하는 것은 용서가 되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또 2014년 편입생 만학도의 성적 및 불법 졸업심사 등을 거론하며 ‘총장 주변 측근들이 지속적으로 괴롭혔다’고 밝혔다.A교수가 유서에서 거론한 ‘편입생 만학도의 성적 및 불법 졸업심사’에 대해 이 학교 학생들과 교수협의회는 ‘제2의 정유라 사건’이라고 주장하고 있다.지난 2014년 편입한 여학생이 학교에 한 번도 나오지 않고 졸업작품전도 하지 않은 상태에서 교수들조차 모르게 졸업시킨 의혹이 제기됐으며 이 의혹을 숨진 A교수가 최초 제기한 것을 전해졌다. 이 대학 교수협의회는 성명을 통해 “A교수가 학교의 갑질 횡포와 마녀사냥식 조사에 억울함을 호소하며 스스로 목숨을 끊어 비통하다”며 “A교수는 학교비리 진상조사를 총장에게 요구했지만 총장은 이를 묵살하고 오히려 고인의 사과를 요구했다”고 비난했다.한국사립대학교수회연합회도 애도성명을 통해 “A교수가 자신의 귀한 목숨을 끊으며 비민주적 대학권력의 만행을 세상에 고발했다”며 “거짓과 독선의 부당한 힘이 여전히 대학에 횡행하고 있는 현실에 깊게 우려한다”고 지적했다.이어 “그동안 대학당국이 교수협의회 소속이었던 A교수를 사찰하고 탈퇴를 강요했다하니 아연실색할 수밖에 없다”면서 “A교수의 자진은 온갖 전횡과 그 부당한 힘에 빌붙어 같은 구성원들을 괴롭히는 부역자들에 대한 경고"라고 강조했다. 연합회는 그러면서 교육부가 즉시 재단법인 세기학원과 대구예술대학에 대해 철저히 감사해 책임소재를 분명히 하고 그 결과를 지체 없이 공개할 것을 촉구했다.한편 대구예술대의 입장을 듣기 위해 교무·입학·기획업무를 총괄하는 B보직교수에게 전화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고 총장은 1개월 이상 출근하지 않는 상태였다. 대학 측은 “답변할 위치에 있는 사람이 없다”고 했다.대학 재단측은 “학교의 학사운영은 재단의 관할이 아니므로 학교에서 일어난 일은 학교에 물어보라”는 입장을 나타냈다. 학교는 겨울방학에 들어간 상태다.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