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2월2~6일)를 1주일가량 앞둔 28일 오후 대구시 달서구 이곡동 성서산업단지에는 우울한 기운이 팽배했다. 올해 들어 최저임금 인상, 일감 감소 등으로 잔업이 급감하고 공장 가동률이 떨어지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이곳에서 25년째 자동차부품 제조업을 운영하는 이길수(63) 대표는 “올해 수주 물량이 지난해보다 30%가량 줄었다”고 했다. 2011년 회사를 설립한 이후 설과 추석 연휴에 거의 쉬지 못할 정도로 일이 많았지만 올해는 닷새 모두 쉬기로 했다.이 대표는 “올해는 주문량이 크게 줄어 수입이 감소한 일부 직원이 퇴사했다”고 말했다.명절을 앞두고 납품기일을 맞추기 위해 야근을 밥 먹듯 하던 산업단지 내 풍경은 사라진 지 오래다.오히려 공단 대로와 이면도로변 소규모 공장 앞에는 ‘공장매매’, ‘임대문의’ 등의 현수막이 여기저기 걸려 있다. 경기 침체로 공장가동률이 낮아지는 와중에 인건비 부담까지 늘어 산업 현장에서는 “대책이 없다”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인근 기계부품 가공업체 박상인 대표는 “일감이 없으니 사무직 몇 명만 나와 사무실이 썰렁하다”면서 “월급까지 밀려 어떻게 설을 보낼지 걱정이 태산”이라고 귀띔했다.자금 사정 악화와 일감 축소로 대구지역 중소기업이 우울한 설 연휴를 맞을 전망이다. 대구상공회의소가 이날 발표한 올해 설 연휴 경기 동향조사에 따르면 지역 중소기업 중 79.5%가 체감경기가 악화했다고 응답했다.이는 지난해 설 명절(67.3%) 때 보다 12.2%포인트 증가한 수치로 지역 기업의 5분의 4가량이 지난해보다 더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내수경기 침체 및 수요 감소(76.2%)가 원인이다. 대체휴일제가 도입되면서 이런 중소기업들의 박탈감을 더하고 있다.  올해 설 연휴 자금 사정에 대해 기업들은 66.4%가 지난해 보다 악화했다고 답했다.이번 설 명절 휴무 기간은 법정 공휴일로 보장된 5일을 쉰다는 기업이 66.8%로 가장 많았으며, 4일(23.1%)과 3일(6.6%) 쉰다는 응답이 그 뒤를 이었다.이재경 대구상의 상근부회장은 “내수 침체가 이어지면서 지역 기업의 체감경기와 자금 사정이 지속해서 안 좋아지고 있다”면서 “기업과 근로자 모두에게 활력을 줄 수 있는 적극적인 지원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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